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ring Jun 29. 2023

초록의 시간 581 내일의 날씨를 살피며

오늘을 살아요

연두 빵집이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갓 구운 빵 냄새 그 향기로움을

예의 바른 빵순이가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오픈빨이라고 하나요

사람들이 제법 많아서

줄 서서 빵과 커피를 샀어요


초록 카페일 때는

비 오는 날 커피 향이 예술이었는데

연두 빵집으로 얼굴을 바꾸자마자

빗줄기 따라 퍼지는 빵 냄새 또한

감성적이고 낭만적이니

간 것은 추억을 남겨 고맙고

온 것은 기억을 쌓아가니 좋군요


아기 주먹만 한 슈크림빵이 맛나 보여

덥석 한 봉지를 집어 들며 웃어요

날씨처럼 꾸무럭한  기분에

포근함과 달달함이 필요한가 보다~

중얼중얼거는 내가

부질없어서 또 웃어요


몽그르르  구름송이 같은 슈크림빵과

뽀그르르 우유거품 고소하고 향기로운

카페라떼 한 잔을 앞에 두니

마음이 포근하고 기분이 달콤해서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는

단순한 뿌듯함에 연거푸 웃습니다


아직 오늘의 슈크림빵먹기도 전에

내일은 무얼 먹을까 생각하며

내일의 날씨를 찾아봅니다

날씨와 음식은 단짝 친구처럼

조화롭게 어울려야 하니까요


그래 내일은 바로 이거~

바삭 촉촉 바게트빵에

개운한 아메리카노 한 잔

오늘의 달콤함에 사르르 스며들어가며

내일의 바삭함을 미리 찜콩합니다


내일이라는 말은

오늘의 바로 다음 날이거나

다가올 앞날을 뜻하는데요

아직 내게 오지 않은 것이니

실제로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어설픈 생각이 앞서기도 하지만

내일이 찾아 오늘이 되는 것이니

이미 와 있는 셈이기도 해요


오늘을 위해 내일의 날씨를 살피며

내일을 해 오늘을 살아요

즐거운 생각을 하며 마음 가벼이

먹고 싶은 거 많이도 말고

한 가지 찾아 넘치지 않게 먹으며

으쌰으쌰 씩씩하게

오늘을 삽니다

작가의 이전글 초록의 시간 580 빈자리를 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