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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Jul 16. 2023

초록의 시간 586 하나면 충분합니다

여럿도 물론 좋지만

친구가 여럿인 것도 물론

친구 부자이니 넉넉해서 좋으나

정말 좋은 친구는

하나면 충분하답니다


친구가 그 말을 건네주기에

속으로 활짝 웃으며 중얼거렸죠

그래 맞아 하나로 충분한

그 친구가 바로 너야~


그렇게 덥석 친구의 발목을 잡고

연거푸 아싸~ 쾌재를 부르고는

뒤이어 잠시잠깐 번갯불에 콩 볶듯

깊은 반성의 순간을 가졌습니다

내가 친구에게 하나로 충분한

그런 친구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커피 한 잔의 위로를 즐기는 내 곁에

커피 한 모금 마시지는 않아도

고방카스텔라처럼 푹신하고 부드러운

그림자 친구 한 사람 있으니

그 또한 다행이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 없고

거저 얻는 것 없으니

나 역시 하나라도 충분한

내 친구의 친구가 되기 위해

작은 한 걸음부터 차근차근 내딛어야죠


빗물 넘쳐흐르는 날

젖지 않은 자리에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마음 기댈 수 있는

오늘 하루 잘 살아보자고

친구와 톡 수다를 나눕니다


잰걸음이지만 서두르지 않고

하루하루 채우며 살아가고

비록 서툰 솜씨지만

하나하나 풀어나가다 보면~


고운 비단 한 폭은 아니더라도

거칠어서 순박하고 거칠어도 탄탄하고

거칠수록 진심 깊고 거친 만큼 변함없는

무명 한 조각 건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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