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9 인생은 가구가 아니다
인생도 인테리어가 가능하다면
인생은 가구다
아니다
인생은 가구가 아니다
가구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공부할 때는 책상과 의자
앉으려면 소파가 필요하고
소파 앞에는 탁자
밥 먹을 땐 식탁 차 마실 땐 차탁
잠잘 때는 침대 침대 옆에는 협탁
돌아보니 가구가 참 많다
그러나 인생은 가구가 아니다
붙박이 가구도 있고
조립가구도 있다
인테리어도 취향대로 가능하다
우리들 인생도 그럴까
인생도 붙박이가 가능할까
DIY 가구처럼 손으로 만들어가는
인생도 괜찮을 것 같다
인생도 인테리어가 가능하다면
취향껏 내 멋대로 인테리어가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인생은 가구가 아니다
맘대로 살 수도 없고
내 맘대로 조립할 수도 없고
내 뜻대로 바꿀 수도 없다
내 멋대로 비울 수도 채울 수도 없다
나에게는 멀티 책상이 하나 있다
가벼워서 이리저리 밀어도 되고
끌고 다니기 쉽고 편하다
혼밥 먹을 땐 나만의 식탁이 되고
커피를 마실 때는 커피 탁자가 되고
노트북 올려놓으면 노트북 책상이 된다
내 인생도
내가 맘대로 끌고 다녔으면 좋겠다
내 인생도 내 책상처럼
편하고 쉬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나는 안다
세상에 쉬운 인생 없고
내 맘대로 되는 인생도 없음을
그래서 인생 대신 책상을
이리저리 내 맘대로 끌고 다닌다
내 맘대로 안 되는 인생 대신
내 맘대로 되는 책상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내 맘대로 신나게 놀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