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648 나에게 좋은 것을
너에게 주는데
나에게 좋은 것을
너에게 선뜻 주는데
아낌없이 내어주는데
그 안에 내 마음 듬뿍 담겼는데
무정한 너는 시큰둥
그것이 사랑이라면
참 서글픈 사랑
내가 아끼는 것을
미련 남기지 않고 네게 주는데
찰랑이는 진심까지 얹어 주는데
너는 다만 시들한 미소 스치듯 한번
그것이 사랑이라면
그 또한 안타까운 사랑
내가 마음 안에 고여둔
소중한 것들을 모으고 또 모아서
비단 보자기에 곱게 싸고 여미어
살포시 너에게 건네는데
네 눈길은 잠시 잠깐
비단 보자기에만 머무르다가
무심히 고개 돌리고 마는
그것이 사랑이라면
그 또한 가슴 아픈 사랑
거두어들이기에는
이미 늦은 사랑
돌아서기에도
너무 멀리 와 버린 사랑
나더러 어쩌라고~
한 걸음 다가가면
두서너 걸음 물러서고
손을 내밀면 잡아주기는커녕
나 잡아봐라 저만치 달아나는
얄밉고도 무심하고 매정한
너란 사람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바람 되어 달아나는
인생이라는
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