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668 크룽지를 아시나요
커피 친구 크룽지
크룽지를 아시나요
크룽 크룽 크룽지를
보라 보라 연보라 접시에 담고
찰칵찰칵 사진으로 찍어 봅니다
휴대폰 터치 사진이지만 그래도
사진은 역시나 찰칵 소리가 나야
느낌 사니까 손끝으로 터치
입소리로 찰칵~
음식을 사진에 담을 때
대개는 항공샷으로 찍는데요
두툼한 느낌과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두툼함이 먹음직스럽게 잘 드러나도록
살짝 옆으로 찍어도 좋다고 들었어요
크룽 크룽 크룽지는 납작하니까
위에서 항공샷으로 찍기로 합니다
납작한 초승달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살짝 어설프게도
사람의 옆모습을 닮기도 했어요
크룽지는 이름 그대로 누룽지
크루아상을 납작하게 만든
크루아상 누룽지랍니다
겉바속촉 크루아상의 촉촉함과
보송함과 부드러움 대신
납작 달콤 바삭함으로 대전환~
호박씨 콕콕 박힌 크룽지를 보다가
오징어가 생각나 피식 웃습니다
눌린 크룽지와 말린 오징어는
장르가 전혀 다르지만
통통하다가 납작해져 버린
납작꾸리들이니까요
향긋하고 개운한 아메리카노와
단짝친구인 듯 잘 어울리는
크룽지의 달콤 바삭함으로
입꼬리에 흐뭇 미소 맺히는 순간
세상 부러울 것 없고
뭐 그리 걱정할 것도 없다는
잠시잠깐 대인배가 되기도 합니다
바삭한 가루가 파르르 흐트러져
손바닥으로 받치고 먹다 보면
간식 하나에 울다 웃는
어린아이가 된 듯도 하고
그러다 문득 내가 바로
납작 크룽지가 된 것 같다는
찌질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크룽지의 매력 덕분에
잠시잠깐 대인배
순간 어린아이
그러다 문득
현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