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676 변하면 변하는 대로
여전히 파란 하늘
친구를 만나
근처 놀이공원에 갔습니다
친구와 내가 철부지 시절
함께 자주 가던 공원인데요
참 오랜만이라 그런지
마음이 싱숭생숭
다시 그 시간 속으로 돌아간 듯
설렘의 미소가 번졌습니다
어릴 적에는
엄마 품처럼 보근하고
아빠 품처럼 크고 넓은 곳이었는데
한낮의 금빛 햇살 덕분에
등이 따사롭긴 했으나
요리조리 언 자리 피하며
한 바퀴 돌아본 놀이공원은
그 사이 작아져 있었습니다
사람도 한창때 쑥쑥 자라다가
나이 먹을수록 줄어들고
작아지고 좁아지듯
놀이공원도 나이 들수록
좁아지는 것일까요
놀이공원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변한 걸까
친구와 마주 보며 고개 갸웃거리다가
하늘을 보니 여전히 높고 파란 하늘이
겨울나무들의 빈 가지를 품고
햇살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두 줄기 구름이
놀이공원에 놀러 나온
친구와 나인 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날아가다 멈추어 서성이며
이렇게 말을 건네는 것 같아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기는 하냐고
변하면 변하는 대로
그냥 살자고
그래도 여전히 높고 파랗게
우리와 함께 하는
하늘 보며 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