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ring Feb 27. 2024

초록의 시간 705 영희야 힘내

그리고 고마워

영희야 힘내

힘내라~ 말은 막연해서

선뜻 건네기도 쉽지 않아요


잠시 주춤대다가

한참을 망설이다가

달리 대신할 말이 생각나지 않으니

그래도 우리 힘을 내 보자고

조심스레 말해 봅니다

영희야 힘내

그리고 고마워~


영희라는 이름

순하고 정겨운 이름이죠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으며

빼어나게 드러나지도 않아서

내 이름인 듯도 하고

친구 이름 같기도 하고

이모나 고모의 이름 같기도 하고

눈인사 나누는 이웃의 이름이기도 하고

초등학생 시절 책상 나란히 함께 하던

단짝 친구 같기도 합니다


영희야~ 부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맺혀요

함께 지내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생각나고

사이좋게 쌓은 추억들도

올망졸망 피어난 은방울꽃처럼

조르르 곱게 떠오르거든요


밤하늘에서 빛나는

무수히 많은 별들 중에

단 하나 우리의 별 지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핑그르르 스스로를 위해 돌고 있어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라는 드라마가 있듯이

이 세상의 중심은 어딘가에 있으나

세상의 중심에

안타깝게도 우린 없어요


지구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구 스스로를 위해 돌고

세상의 중심 역시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닐지라도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텐데

근처에라도 가 보려고

애써 발돋움해 보지만

눈에 닿지 않아요


그래도 우리

세상의 모든 영희와 가족들

영희의 친구들과 이웃들

차미 벗어날 수 없는

저마다의 자리를 지키며

스스로 고운 빛 반짝반짝 

반듯하게 살아가고 있으니

참 다행이죠

그리고 고마워요


지구라는 이름의 푸른 에 사는

수많은 뭇별들 중의 하나로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를 위해

수고의 빛을 내 반짝이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


꼭 세상의 중심이 아니면 어때요

모두가 세상의 중심에 서려한다면

이 세상이 무게 중심을 잃어

삐딱해지고 균형을 잃게 될 테니 

누군가는 엎어지고 말 거예요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자리가

오히려 편안하고 아늑할 수 있겠죠


영희라는 이름이

주인공의 이름 아닌

주인공 친구의 이름이라 해도

그냥 스쳐 지나가는 행인이라 해도

선하고 순수한 몫의 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별 하나이니

그 어느 별보다도

작은 만큼 귀하고 소중하거든요


세상의 모든 영희들

그리고 영희의 가족과 이웃과 친구들

모두 모두 이리 와 앉아 봐요

수고하고 애쓰는 우리 모두를 위해

보드랍고 폭신하고 달달한

조각 케이크를 준비했으니

함께 먹으며 웃음 나누어요


바쁜 손과 발도 잠시 멈추 

마음도 온전히 비우며 쉬는

너그럽고 평온한 순간을 함께 합시다

수고했고 수고하고

또 수고할 우리 모두를 위한

편안하고 달콤한 간식타임 함께 해요


영희야 힘내~

그리고 고마워

세상의 중심을 고집하지 않고

그대만의 하늘 한복판에서

잔잔히 빛나는 한 떨기 별꽃이라서~

작가의 이전글 초록의 시간 704 무세수의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