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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Mar 04. 2024

초록의 시간 711 나와 같다면

서로를 응원하자

친구가 우리 자매들

애쓰는 모습 안쓰럽다고

해줄 건 없고  밥 사 준다며 

덧붙이한마디가 있어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함께 해야 한다는데

너희는 온 자매들이 함께

엄마를 보살피는구나


자매들 그 안에

친구야 너도 있다~

나는 차마 말하지 못합니다

친구가 마음의 부담을

1이라도 가질까 싶어서요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너와 나는 같은 듯 다르고

다르면서도 비슷해서

이생에서는 친구로 만났으나

전생에서는 분명 자매였을 거야

어쩌면 쌍둥이였을지도 모르지


가까운 친구들 중에

쌍둥이는 찾기 쉽지 않아요

학생시절 함께 공부하던 반친구 중에

쌍둥이가 있긴 했으나

있어도 매우 드물었는데

요즘은 쌍둥이들이 눈에 잘 띄어요

길을 걷다 보면 쌍둥이 유모차도

심심찮게 마주칩니다


아침 길에 자주 스치는

할아버지 등에는

알록달록 어린이집 가방 두 개

서너 걸음 느리게 뒤따르시는

할머니 양손에는  닮은 손주와 손녀가

올망졸망 사랑의 열매처럼 맺혀 있어요


귀엽고 사랑스럽고 앙증맞아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되는데요

그러다 꼬맹이들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살며시 손을 흔들며 웃음을 건넵니다


꼬맹이 쌍둥이 남매를 보며

가끔 생각합니다

누군가 나와 같다면 어떨까요

거울을 보듯 나를 본다면

그저 빙긋 웃음이 맺힐까요


그런데요

꼬맹이 쌍둥이들은 자주 만나지만

어른 쌍둥이들은 마주치기 쉽지 않아요

다 자라고 나면 각자의 길을

각자의 걸음으로 걸어가게 되어서일까요


어릴 땐 어른들 손을 나누어 잡고

나란히 걸으며 쑥쑥 자라다가

어른들의 손을 놓고 나면

닮은 얼굴일지라도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며

나와 같은 나를 응원하겠죠


길쭉 과자 옆구리에 적힌 문구를 빌어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너

커피를 좋아하는 나

마시는 음료는 비록 다르지만


친구야 너와 나

우린 영혼의 쌍둥이

지금까지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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