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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Mar 22. 2024

초록의 시간 728 그냥 혼잣말입니다

고마운 하루 고마운 친구

친절한 카톡씨에게도

휴식이 필요하고

나 역시 방해받고 싶지 않으니

방해금지시간을 걸어둡니다


그 시간 이후 오는 톡문자는

다음날 아침에 보게 되는데요

어젯밤 친구의 마무리 인사는

오늘도 고마운 하루였다~


친구가 건넨 다정한 밤인사를 

밤새 고이 간직해 두었다가

아침인사로 화답합니다

고마운 하루 고마운 친구

오늘도 평온 하루 보내자~


가끔 생각합니다

톡문자에도 표정이 있고

갖가지 이모티콘 못지않은

기분이 분명 드러나기 때문에

어느 문자에는 보내는 이의

웃는 눈매가 떠올라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또 어느 문자에는

보낸 이의 울적함까지도

슬며시 그림자처럼 따라와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가끔 생각합니다

중얼대는 내 혼잣말이 혹시라도

징징대며 쿨쩍대는 건 아닐까

애쓰고 또 애써보지만 나도 모르게

못난 마음 뽀시래기들이 비집고 나와

실밥처럼 너덜너덜 잉잉대는 건 아닌지


주저리주저리 부질없는 혼잣말이라도

미모와 예의와 품격을 갖추어야 하죠

말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깃든다잖아요

주름 하나 없이 반듯하지는 못하더라도

단정한 말 한마디와 기분 좋은 문자를

유쾌하게 건네고 싶습니다


주고받는 문자도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대화와 같은 라서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내놓기 전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게 먼저이니

입을 열기 전에

귀부터 먼저 열어야겠어요


내가 주고 싶은 걸 주는 게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걸 주는 게 선물이듯

주고받는 말도 그런 거죠

마음의 선물과도 같으니까요


일방적으로 쏟아붓는 건

대화가 아니라 잔소리

쓸데없는 중얼거림은

부질없는 투덜거림


그러나 세상에 쓸모없는 일 없고

그 누구라도 귀하지 않은 사람 없고

어떤 일이라도 가치 없는 일 없고

작은 것이라도 의미 없는  없으니


우리 인생에 너도 필요하고

나 역시 필요한 사람이듯

서로 간에 대화도 필요하고

듣기 싫은 잔소리도 

가끔은 필요해요


조곤조곤 대화도 필요하고

속닥속닥 속삭임도 필요하고

왁자지껄 수다도 물론 필요하고

중얼중얼 혼잣말가끔은 필요하고

그리고 그 무엇보다 

귀하게 듣는 귀도 필요하고

활짝 열린 마음도 필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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