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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Mar 09. 2024

초록의 시간 716 사과와 뚝딱이

이솜이와 윤슬이

어린이놀이터 앞을 지나다가

귀욤 친구의 톡문자를 받았어요

 하늘 머리에 인 출근길이라며

빵 사 먹으려고 돈 벌러 간다고

퇴근길에 이브닝빵 살 거랍니다

그리고는 까르르 깔깔~


어리나 젊으나 나이 들거나

빵순이들끼리는 통하는 게 있거든요

빵처럼 폭신하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마음의 길이 닿아 있다고나 할까요


삶이 녹록지 않고

폭신하거나 부드럽지도 않고

인생이 빵빵하지도 않으나

사과와 뚝딱이가 예뻐서

잘 지낸다는 귀욤 친구에게

푸른 에너지 피융~ 쏘아주고 싶어요


그럼요

지켜야 할 것이 있으면

버틸 수 있어요

사과가 있으니 웃을 수 있고

뚝딱이가 있으니 힘을 낼 수 있죠


사랑하니 견딜 수 있고

사랑으로 버텨낼 수 있고

사랑하므로 그 모든 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거죠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잖아요


어린이놀이터에 세워진 

꼬맹이가 금방이라도 경쾌하게

스프링처럼 뛰어올 것만 같아요

사과와 뚝딱이 자매처럼 사랑스러워서

눈웃음과 함께 인사 건넵니다


사과 같은 이솜이 안녕?

뚝딱 태어난 윤슬이도 안녕?

사과와 뚝딱이 그 중간 어디쯤에서

조화롭게 균형을 잡고 있을

귀욤 친구도 떠올라서

잠시 그 곁을 서성입니다


어린이놀이터에

엄마랑 놀러 나온 꼬맹이가 

느닷없이 하늘을 날고 싶다며

엄마 손을 잡아 흔들어대자

엄마가 호호 웃으며 대답합니다

그래 그러자 날아보자~


젊고 예쁜 엄마가

너무나 흔쾌히 대답하기에

정말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을까~

잠깐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음 말을 기다렸어요


엄마니까 엄마라서

꼬맹이가 바라는 대로

하늘을 멋지게 날아오르는

마법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

하늘을 날 수 있는

마법의 빗자루라도 가진 것일까

은근 기대를 해 보았죠


엄마의 대답은?

가장 평범하고 너무나 뻔하지만

분명하고 정확하고 확실했어요

다음에 우리 비행기 타고

하늘을 날아보자~라는 명답


그럼요 엄마라고 해서

모든  다 잘할 순 없어요

엄마라고 해서 마법의 날개 달고

하늘을 날아오를 수는 없으니까요


처음 해보는 엄마놀이라서

서툴고 부족한 엄마가 걷는 길이

보드레한 봄길 꽃길은 아닐 거예요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비틀거릴 수도 있고

때론 주저앉아 눈물 찔끔거리기도 하겠죠


그러나 엄마는 언제라도

다시 일어나 웃을 수 있어요

사과 엄마니까 달콤 새콤 이겨내고

뚝딱이 엄마니까 모든 일 뚝딱뚝딱

견디고 이룰 수 있는 거죠


엄마는 마법사가 아니라

빗자루 타고 슝~ 

하늘을 날아다니지 못하지만

엄마의 사랑은 마법이거든요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뚝딱뚝딱 도깨비방망이는 아니라도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깊고

상냥하고 아름다운 마법이 바로

엄마의 사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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