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716 사과와 뚝딱이
이솜이와 윤슬이
어린이놀이터 앞을 지나다가
귀욤 친구의 톡문자를 받았어요
봄 하늘 머리에 인 출근길이라며
빵 사 먹으려고 돈 벌러 간다고
퇴근길에 이브닝빵 살 거랍니다
그리고는 까르르 깔깔~
어리나 젊으나 나이 들거나
빵순이들끼리는 통하는 게 있거든요
빵처럼 폭신하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마음의 길이 닿아 있다고나 할까요
삶이 녹록지 않고
폭신하거나 부드럽지도 않고
인생이 빵빵하지도 않으나
사과와 뚝딱이가 예뻐서
잘 지낸다는 귀욤 친구에게
푸른 에너지 피융~ 쏘아주고 싶어요
그럼요
지켜야 할 것이 있으면
버틸 수 있어요
사과가 있으니 웃을 수 있고
뚝딱이가 있으니 힘을 낼 수 있죠
사랑하니 견딜 수 있고
사랑으로 버텨낼 수 있고
사랑하므로 그 모든 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거죠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잖아요
어린이놀이터에 세워진
두 꼬맹이가 금방이라도 경쾌하게
스프링처럼 뛰어올 것만 같아요
사과와 뚝딱이 자매처럼 사랑스러워서
눈웃음과 함께 인사 건넵니다
사과 같은 이솜이 안녕?
뚝딱 태어난 윤슬이도 안녕?
사과와 뚝딱이 그 중간 어디쯤에서
조화롭게 균형을 잡고 있을
귀욤 친구도 떠올라서
잠시 그 곁을 서성입니다
어린이놀이터에
엄마랑 놀러 나온 꼬맹이가
느닷없이 하늘을 날고 싶다며
엄마 손을 잡아 흔들어대자
엄마가 호호 웃으며 대답합니다
그래 그러자 날아보자~
젊고 예쁜 엄마가
너무나 흔쾌히 대답하기에
정말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을까~
잠깐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음 말을 기다렸어요
엄마니까 엄마라서
꼬맹이가 바라는 대로
하늘을 멋지게 날아오르는
마법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
하늘을 날 수 있는
마법의 빗자루라도 가진 것일까
은근 기대를 해 보았죠
엄마의 대답은?
가장 평범하고 너무나 뻔하지만
분명하고 정확하고 확실했어요
다음에 우리 비행기 타고
하늘을 날아보자~라는 명답
그럼요 엄마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잘할 순 없어요
엄마라고 해서 마법의 날개 달고
하늘을 날아오를 수는 없으니까요
처음 해보는 엄마놀이라서
서툴고 부족한 엄마가 걷는 길이
늘 보드레한 봄길 꽃길은 아닐 거예요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비틀거릴 수도 있고
때론 주저앉아 눈물 찔끔거리기도 하겠죠
그러나 엄마는 언제라도
다시 일어나 웃을 수 있어요
사과 엄마니까 달콤 새콤 이겨내고
뚝딱이 엄마니까 모든 일 뚝딱뚝딱
견디고 또 이룰 수 있는 거죠
엄마는 마법사가 아니라
빗자루 타고 슝~
하늘을 날아다니지 못하지만
엄마의 사랑은 마법이거든요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뚝딱뚝딱 도깨비방망이는 아니라도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깊고
상냥하고 아름다운 마법이 바로
엄마의 사랑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