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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Apr 11. 2024

초록의 시간 740 라라라 라일락

라는 라일락의 라

아이들의 사춘기가 빨라지듯이

꽃들도 점점 빠르게 피어납니다

오월의 꽃 라일락도

오월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서둘러 피어납니다


동네 구석구석

라일락 지점을 알고 있어서

일부러 빙 돌아

라일락 마중을 하는데요


제비 오는 날 태어난

친구의 얼굴이 떠오르고

엄마 없는 하늘 아래

생일을 맞이하는 친구에게

라일락 향기를 건네고 싶습니다


생일밥은 엊그제

미리 만나 먹었습니다

걷기 좋아하는 친구와

어린이의 마음으로 

달콤 바나나우유를 마시고

얼라들 공원도 한 바퀴 돌다가

연둣빛 새잎을 내밀기 시작하며

꽃이파꽃비처럼 흩날리는 벚나무 아래서

까르르 소녀 웃음도 함께 휘날렸어요


벚꽃을 배웅하고

보랏빛 라일락을 마중하는

향기로운 봄날 태어난 친구를

하얀 나비 되어 하늘 여행 중이신

친구 엄마의 마음으로

두 팔 벌려 꼭 안아주고 싶었으나

쑥스러워 차마 안아주지 못하고

대신 쌀쌀 바람을 가려주고 감싸주는

어깨 스카프를 건넸습니다


출근할 때면

시간에 쫓겨 따뜻한 밥 대신

일부러 식은 밥을 먹곤 했다는 친구가

이제부터는 느긋하고 여유롭게

늘 따뜻한 밥을 먹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생일을 맞이하는 친구를 위해

도레미송을 불러봅니다


도는 도란도란 도

레는 상큼 레몬즙

미는 미소천사 미

파는 파란 하늘 파

솔은 솔바람의 솔

라는 라일락의 라라라~


오늘의 생일자님들 모두

오늘 하루 즐겁게 라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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