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을 사 들고
신나게 대롱거리며 오다가
어머나 이를 어째요
칠칠치 못하게 덤벙대다가 그만
커피를 옷소매에 흘렸어요
아 아까워랏~
커피 얼룩이 진 옷이 아니라
흘린 커피가요
커피가 뭐길래~
젖은 옷소매야 물에 빨면 되는데
방울방울 흘린 커피가 아까워
못생겨지게 찡그리는 내가 웃퍼서
잠시 걸음과 생각을 일단 멈춤
커피가 뭐길래~
그러고 보니
크게 아프고 난 후에도
생수 한 모금의 청량함과
죽 한 숟가락의 따스한 행복
그리고 회복 후 다시 마시게 된
커피 한 잔의 기쁨으로
다시 살아났구나~
마음이 반짝이던 생각이 납니다
커피가 대체 뭐길래~
그렇다고 커피를
마구 마시지는 않아요
1일 1 커피로 충분하고
어쩌다 한 잔 더 마시기도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마시지는 않고
일주일에 한 번은 커피도 쉽니다
커피를 즐기지 않는 친구와는
친구가 좋아하는 다른 차를 함께 마시고
커피 이야기를 되도록 하지 않으며
친구와 커피에 대한
소심 예의를 지키는 편입니다
삼시 세끼 밥은
서툴고 느린 내 손으로 해 먹지만
커피는 남의 손을 빌려 마십니다
내가 먼저 나를 챙기고
나 스스로를 귀하게 대접하는
짧지만 여유로운
시간의 선물이니까요
커피는 한 잔의 위로거든요
굳이 내 속마음을 묻지 않고
속마음을 애써 숨길 필요도 없으니
세상 편안한 시간입니다
방울방울 소중한
한 잔의 커피는 무심한 눈빛으로
묵묵히 내 곁을 지키는
향기로운 친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