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760 오월의 크리스마스
의외의 선물
초록과 빨강 두 가지 색을
사이좋게 나란히 두면
언제라도 기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기분을 낼 수 있어요
크리스마스는 누구에게나
가슴 벅찬 선물로 다가오거든요
누군가에게는 기대하던 선물
또 누군가에게는 뜻밖의 선물
어느 누군가에는 안타깝게도
텅 빈 선물
동네에 오월의 꽃길이 생기고
작지만 살뜰한 정원도 생기고
어느 것 하나 내 것은 아니지만
그냥 다 모조리 내 것 같은
온갖 꽃들이 상냥하게 웃어 주는
초록빛 오월의 날들이 내게는
봄날의 크리스마스 같아요
기다리지 않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내 품에
덥석 안긴 것만 같아요
산길 숲길이 아닌데도
산수국이 곱게 피어나 하늘거리는
소소하게 매력적인 초록 정원에는
앙증맞은 빨강 의자 세 개도 나란히
의외의 선물처럼 놓여 있어요
언제라도
그 누구라도
어서 와 앉으라고
잠시 편안히 쉬다 가라고
햇살 눈부시게 내려앉아
반갑게 손짓하며 웃음 건네는
빨강 의자를 보며 생각합니다
세 개의 빨강 의자에
누구를 앉히면 좋을까~
잠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달콤 솜사탕 기분이 되어
사르르 웃게 됩니다
그래서 빨강미소 의자라고
이름을 붙여봤어요
빨강미소 의자 1 2 3에
앉히고 싶은 누구누구 또 누구
그들이 바로 크리스마스처럼
반가운 선물입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누구와 누구 그리고 또 누구
나도 그 누군가의 빨강 의자에
반가운 선물처럼 앉게 되는
편하고 기분 좋은 친구이고 싶어요
동그란 얼굴을 떠올리면
비눗방울 같은 미소 뽀그르르
가만히 이름을 불러보면
대답처럼 눈부신 햇살이 반짝~
손을 내밀면 망설이지 않고
바람처럼 싱그럽게 다가서는
누구누구 그리고 또 누구~
손짓하면 웃으며 다가오는
다정한 이들과 함께
빨강미소 의자에 나란히 앉고 싶은
맑고 눈부신 오월은
선물입니다
오월이라 쓰고
선물이라고 읽어도 좋아요
뻔한 듯 뻔하지 않은
뜻밖의 선물과도 같이
참 좋은 계절 오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