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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Jul 17. 2024

초록의 시간 806 낯선 나라 이야기

영화 '왕좌의 법칙'

카자흐스탄 영화랍니다

낯선 언어와 낯선 복장 낯선 풍광

그리고 낯선 종교와 낯선 역사

한 마디로 낯선 나라 이야기인데요


그곳은 야생화가 지천이랍니다

새하얗게 눈 쌓인 산 아래 

초원에 부끼는 야생화 천국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아름답습니다


도시보다 자연을 좋아하는 친구가

얼마 전 키르기스스탄에 다녀오며

선물이라고 건넨 냉장고 자석에도

눈 덮인 하얀 산 아래 푸른 초원

그리고 독특한 유목민의 천막집과

야생화기 점점이 곱습니다


여행을 자주 다니지만

여행지에서 쇼핑은 거의 안 하는 친구가

거기서 사 온 거라곤 이거 하나라고 건네며

나더러 냉장고에 붙일지 말지

알아서 하라고 멋쩍게 웃어요


물론 냉장고에 무얼 붙이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나

친구의 선물이니 붙여 두고 봅니다

유일한 선물 하나를 건넨 친구가 고맙고

이국적인 풍경바라보기 좋아서요


중앙아시아는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낯선 곳인데

키르기스스탄의 이웃 나라 

카자흐스탄 영화라서

보기 시작한 영화 '왕좌의 법칙'은

칭기즈칸의 후예들 이야기랍니다


'카자흐'는 말을 탄 사람이라는 뜻이래요

자유인과 독립인이라는 의미도 있어서

권력과 싸워 자유를 얻은 자~

그리고 접미사처럼 붙는

스탄은 '나라 땅 구역'의 뜻이랍니다


15세기 유라시아 대륙의 패권을 두고 벌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전쟁 이야기래요

전쟁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으나

낯섦이 때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친구가 건넨 냉장고 자석 풍경과 비슷해서

잔인한 전쟁 장면은 대충 건너뛰며

낯선 나라를 여행하는 셈 치고

이국적인 자연경관을 봅니다


드넓은 초록 들판에 피어난

붉은 튤립들바람에 하늘거리고

어디서나 꽃 같은 소녀들은

천진난만 순수하고 사랑스러워요


튤립은 땅속 깊이 묻혀 있다가 

15년 후에야 소녀 같은 꽃을 피운다며

꽃다운 시절은 왜 그리 짧으냐 하소연하

어여쁜 소녀들의 이야기 끝에

연인을 기다리다 지쳐 우울해졌다는

소녀들의 모습이 예쁘고 향긋합니다


알고 보니 튤립은

카자흐스탄 남부가 원산지라고 해요

서른대여섯 종의 야생 튤립이

초원을 가득 채우는 모습이

상상만으로도 눈부시게 화사합니다


길거리 인형극에서 보여주는

왕좌에 대한 이야기는

아침드라마 못지않은 막장이고

권력의 달콤함에 대한 이야기는

몹시도 잔혹합니다


같은 민족의 두 아들이

서로를 향해 칼을 들고 달려드는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며

전지전능한 텡그리를 향해 기도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애절합니다


킵차크 초원의 풀밭 위를 스치는

초록빛 바람의 일렁임 속에서

눈앞에는 안개

등뒤에는 의심이 있으니

죽음을 향해 가지 말고

전쟁을 그만 멈추라는 노인의 말이

차분하고 지혜롭습니다


전투를 앞둔 절박한 대치 장면에서

형제를 향해 화살을 겨누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며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라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이색적입니다


실수를 하지 않는 것보다

실수를 바로잡는 것이 더 선하다는~

인생은 순서의 연속이라는~

몇몇 대사들이 귀에 들어옵니다


막장 권력과 싸워 자유를 얻고

흰 천으로 받들어 올려진

자니베크 술탄이 칸이 되어

카자흐의 미래를 책임지게 되고

전통 혼례의 이색적인 장면으로

영화 '왕좌의 법칙'은 끝을 맺어요


한 편의 영화를 보며

15세기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

낯선 나라로 자연 여행을 다녀온 듯

초원 위 붉은 튤립의 하늘거림이

문득문득 떠오를 것만 같아요


친구의 선물 냉장고 자석으로

자연이 아름답다는 키르기스스탄 여행

영화 '왕좌의 법칙'을 보며

튤립의 나라 카자흐스탄 여행

중앙아시아 낯설기만 한 두 나라와

이렇게 한 걸음 친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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