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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Jul 16. 2024

초록의 시간 805 꽃보다 잎사귀

휴케라 베리스무디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가 있었죠

'꽃보다 당고'라는 일본 속담도 있어요

꽃놀이 가서 꽃을 보기도 전에

먹거리의 즐거움부터 찾는다는 건데

허울보다는 실속을 추구한다는 걸까요

겉모습보다 속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까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우리말 속담이 비슷하긴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듯이

꼭 같은 의미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고

혼자 고개 갸웃갸웃~


'꽃보다 당고''꽃보다 남자'

일본어로 하면 발음이 거의 같다고

어디선가 주워 들었는데요

일알못이면서 아는 척하는 건

무례이고 실례이니 여기까지~


어쨌거나 꽃보다 남자가 아니고

꽃보다 경단도 아니고

꽃보다 잎사귀랍니다

스테인드글라스의 오묘함을 

그대로 닮은 듯한 잎의 빛깔이

곱고 신비롭습니다


게다가 이름이 베리스무디

스무디라니 음료 이름인 줄

요즘처럼 무더운 날 생각나는

상큼 스무디는 얼음을 갈아 만든 음료죠


과일이나 재소에  

요구르트 우유 얼음이나

아이스크림 등을 사이좋게 섞어

걸쭉하고 부드럽게 갈아 만들어

한여름 더위 달래기에 딱 좋은 음료니까

베리스무디라면 딸기나 블루베리 

베리류넣어 갈아 만든 음료인 건데요


음료 이름이 꽃 이름에 붙은 건

그 나름 이유가 있을 테죠

순둥이라 키우기 쉬운 다년생 야생화

휴케라 베리스무디랍니다


휴케그레이프소다라는 

청량한 이름을 가진 아이도 있고

보랏빛이 유난히 신비로운  

휴케포에버퍼플도 있답니다


꽃보다 잎사귀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만큼 형광빛이 감도는

잎사귀의 색감이 화려하고 곱습니다

봄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예쁜 잎을 보여주며 추위를 타지 않아

정원에 많이 심는답니다


반듯하고 가늘고 긴 꽃대가

빼빼 마른 소녀처럼 수줍게 올라와

조랑조랑 꽃송이들이 모여 피어나는

앙증맞은 꽃송이

잎사귀 못지않게 사랑스러워요


휴케라의 꽃말은

절실한 사랑~

사랑은 나눌수록

깊어지고 커지는 거라서

나눔의 꽃이라 부르고 싶어요


포기 나누기를 하기 때문에

흙 속 깊이 심으면

새 순이나 뿌리가 썩는다니

사랑을 포기포기 나누려면

심을 때부터 살살 조심해야겠어요


그럼요 사랑은

명사가 아닌 동사라는 

광고 문구처럼 움직이는 것이고 

흐르는 것이변하는 것이죠


그래요 사랑이란

마구 퍼주어도 부족함 없이 남고

나누면 나눌수록 더 많이 나눌 수 있으니

휴케라 이파리처럼 형광빛으로

꽃보다 곱고 눈이 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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