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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시간 817 식전빵

에너지 빵빵

by eunring

꾸무럭 월요병으로 시작하는

아침에는 빵 한 조각에 커피 한 잔

식전빵도 아니고 디저트도 아니고

그저 에너지 빵빵해지라고

먹는 한 조각의 빵으로

텐션 업~


어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자리에 앉아 음식을 주문하면

바로 식전빵을 가져다줍니다

그 레스토랑에서는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발길을 지속적으로 이끌기 위해

부지런히 식전빵 레시피를

수십 번씩이나 바꾸었다고 해요


메인 요리는 아니지만

기분 좋은 첫인상으로 다가오는

식전빵은 설렘과 기다림으로

메인 요리의 입맛을 살려주는

징검다리인 셈인데요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찍어 먹으면 고소하고 향긋하면서도

미각을 개운하게 비워주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고 해요


식전빵이나 짜지 않은 크래커

레몬 탄산수 등을 식전에 먹으면

미각을 깨끗이 청소해 주기 때문에

메인 요리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된답니다


영화를 볼 때도 식전빵이 나오는

영화관이 있다고 하니

참 재미납니다

그러나 먹는 빵이 아니랍니다


먹는 빵이 아닌 보는 빵

영상 콘텐츠인데요

영화를 더 재미나게 즐길 수 있도록

관람 포인트를 족집개처럼 콕 집어 주는

영화 입맛 살리기 프로젝트랍니다


우리 인생에도 식전빵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치고 시들해지기 쉬운

인생의 입맛을 살려주고

인생의 비결을 콕 집어 알려주는

일타강사와도 같은 식전빵을

딱 한 조각만 바란다면

무례일까요 실례일까요

지나친 욕심일까요


인생의 식전빵은

과감히 포기하고

오늘의 빵 한 조각에

감사하고 만족합니다


바라면 바라는 대로 채워지는

인생의 주머니가 아니고

바라면 바란만큼 더 허기진 것이

얄미운 인생임을 이미 알고 있으니


헛된 욕심부리는 대신

쌉싸름 개운한 커피 한 잔으로

맑은 하루를 향기롭게

빵 한 조각 곁들여

에너지 빵빵하게 활짝

힘차게 열어 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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