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849 가을 여행 떠나자
지금은 가을
빗소리 후드득 들리다가도
창밖으로 하늘 점점 높아지고
비구름이든 흰구름이든
구름송이 유유히 머물다 흐르는
지금은 가을입니다
가을이다 친구야
우리는 지금
가을 속으로 들어간다~
친구의 안부 문자에
고개 끄덕이며 답합니다
우리 함께
앞 서거니 뒤 서거니
촉촉 가을비 벗 삼아
가을 속으로 들어가자
이 비 그치고 나면
눈부시게 펼쳐질 청량한 가을날
맑고 푸른 하늘 두둥실
한 조각 흰구름처럼
유유히 흐르자~
답문자 두드리며
슬슬 걷다 보니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비행기가 날아오릅니다
때아닌 감기 소동으로
썰렁하니 닫혀 있던
우리 동네 공항버스 정류장이
먼지 털어내고 활짝 기지개를 켠 지
한참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곁을 여전히
스쳐지나기만 합니다
공항버스 정류장을 보면
습관처럼 두근두근 설렌다는
어느 친구의 말이 생각나고
한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의
예쁜 얼굴도 떠오릅니다
공항버스 타는 곳
공항버스 내리는 곳
그 사이의 시간들이 간직한
설렘과 즐거움과 기분 좋은 고단함
그리고 켜켜이 쌓인
여행의 추억들이 함께 떠올라
나를 웃게 합니다
친구에게 답문자를 덧붙입니다
그러자 가을 속으로 떠나자
마음의 비행기 타고
어디로든
지금 떠나는 거야
가을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