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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Sep 15. 2024

초록의 시간 848 커피와 달님

그리움 뽀그르르

달님이 떴습니다

푸른 하늘 쪽배 같은

하얀 반달 아닌 동그란 달님이

밤하늘 아닌 커피잔 속에 둥실

보름달님이 둥실 두둥실~


바리스타님 센스쟁이

추석이 내일 모레~

기다리는 마음으로

하트 대신 동그란 보름달님

커피를 갈색 하늘 삼아

두둥실 띄우셨어요


철없는 내 멋대로 생각에

바리스타님이 싱긋 웃으며

이렇게 중얼거릴 듯

거품우유로 하트를 그리려다

동그르르 동그라미가 되었을 뿐~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인 듯

소박한 달항아리 닮은

하얀 보름달 옆 뽀그르르

그리움도 뽀글뽀글 뽀그르르

그리운 얼굴들도 떠 있어요


아직 달나라에 가보지 못하고

어설프게 책으로 배웠으나

달의 표면은 울퉁불퉁

움푹 파인 구멍들이 많답니다


우주에서 마구마구 날아온

별똥별들이 부딪치고 깨지며

여기저기 생겨난 구멍과

구덩이들이라고 해요


우수수 별똥별이 떨어지며

틈이 갈라지고 깊이 파인 구덩이

깊숙이 깔려 있던 마그마가 솟아올라와

구덩이를 메워 어둡고 진하게 되었다


멀리서 바라보면  밝은 부분도 있고

얼룩이 진 것처럼 어두운 부분도 있어서

달의 바다라고 부르게 되었고

어두운 그림자 무늬를 보며

한 그루 계수나무 아래 방아 찧는

토끼가 산다고 상상한 거래요


커피잔 속 하얀 보름달에는

계수나무도 안 보이고

추석맞이 방아를 찧는

귀여운 옥토끼도 찾을 수 없고

고요의 바다나 비의 바다도

보이지 않으나 그 대신

그리움이 방울방~


하얀 보름달 둥실 떠오른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실없이 혼자

실례를 무릅쓰고

맘대로 가사를 바꾼

 노래를 불러봅니다


달 달 무슨 달

커피 속의 하얀 달

어디 어디 떴나

내 맘 속에 떴지


달 달 무슨 달

님을 닮아 고운

어디 어디 비추나

꿈길을 비추


달 달 무슨 달

사랑 가득 보름달

무엇 무엇 담겼나

우리 소망 담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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