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852 책 읽는 소녀
독서왕 소녀 정원에게
지금 책 읽는 소녀 정원에게
한때 책 읽는 소녀였던
내가 건네는 두 글자는
사랑입니다
독서왕 소녀 정원이가
학원 차를 기다리는 잠깐 사이에도
차분히 책을 읽는 모습이
기특하고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한참을 바라봅니다
할머니의 구수한 옛이야기를 듣고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한때 책 읽는 소녀였던
어린 내 모습이 겹쳐 떠올라
웃음이 빙긋~
책을 보며 설렘을 배우고
책을 통해 우주를 상상하던
그 시절의 나 역시 정원이처럼
조용하고 눈 맑은 한 소녀였어요
책을 읽으며 내일을 꿈꾸고
책 속에서 만난 주인공들에게
거침없는 용기와 아름다운 우정과
따스한 사랑을 배우던 그 시절
세상은 크고 넓고 맑고 푸르렀어요
어리고 철없는 마음에
까닭 모를 슬픔이 머무르거나
아픔과 쓸쓸함의 그늘이 드리울 때
책 속에 파묻혀 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티고 견디는 힘을 얻는
한 소녀였던 나~
주저앉아 훌쩍이기 전에
힘을 내 반듯하게 일어서고
누군가에게 기대기 전에
나 자신에게 다정히 손 내밀어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을
책을 읽으며 배웠습니다
지금 책 읽는 소녀 정원이 도
책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고
재미와 감동으로 배시시 웃으며
자신을 소중히 아끼고 존중하는
슬기로운 나무 한 그루로
싱그럽게 자라기를 소망합니다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배려하며
크고 멋진 세상을 향해 또박또박
향기로운 만남과도 같은 책의 길 걸어
아름다운 미래와 손 잡게 될
책 읽는 소녀 정원이를 응원합니다
책 읽는 소녀 정원아~
책을 펼치는 순간
다가서는 책의 향기와
두근두근 설렘을 기억하지?
지금 책 읽는 소녀 정원이와
한때 책 읽는 소녀였던 나는
이미 알고 있어
책 속에서 활짝 날개 펴는
무한 상상의 에너지가
우리 인생의 나무 한 그루를
키우고 자라게 한다는 것을
책을 편다는 건
나를 만나고
세상을 펼친다는 거야
책을 읽는다는 건
나 자신을 보살피는 것이고
고운 미소와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며
조화롭게 어울린다는 거야
독서왕 소녀 정원이는
소통왕 소녀란다
나 자신과 웃으며 지내듯이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세상 모든 것들과 스스럼없이
정다운 친구가 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