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83 인생 커피
아인슈페너 한 잔
아인슈페너는 마부들을 위한 커피였대요
마차에서 내리기 쉽지 않은 마부들을 위해
겉은 달콤 속은 따뜻하게 내어준 커피가
바로 아인슈페너랍니다
한마디로 겉 달콤 속 따뜻 커피인 거죠
그러니까 아인슈페너는
고단한 마부들의 인생이 담긴
인생 커피인 셈이네요
주인 나리는 따스한 공간으로 들어가고
마부는 마차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찬바람은 거칠게 휘몰아치고
금방이라도 함박눈 펑펑 쏟아질 것 같은
어둡고 차갑고 외롭고 적막한 순간
소리도 없이 쪽문이 조심스레 열리면서
밝고 따스한 불빛을 등에 지고
마음씨 고운 하녀가 커피 한 잔을 내오는
정겨운 장면이 떠오르지 않나요?
추운 날씨에 호로록 급히 마시면
커피가 너무 뜨거워 데기라도 할까 봐
뜨거운 커피 위에 살포시 생크림을 얹어
마부의 고단함을 부드럽게 달래고
달콤하게 위로한 거죠
어쩌면 그 마부와 하녀는
몰래 사랑하는 사이였을지도 모릅니다
목마른 선비에게
시원한 물 한 바가지 떠주면서
급히 마시다가 체할까 봐
버들잎 한두 잎 툭하니 띄워주는
수줍은 동네 처녀 모습이 떠오르기도 해요
마부들을 위한 아인슈페너는
한때 비엔나커피라고 했었죠
비엔나커피에는 비엔나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고요
삶이 고단하고 버거울 때
아인슈페너 한 잔 어때요?
우리 모두
인생이라는 이름의
씁쓸하고 고단한 마차를 모는
내 인생의 마부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