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5 별다방에는 추억이 있다
별다방에는 추억이 있다
누군가는 그런다
종이컵에 믹스커피 한 봉지 똭~ 뜯어서
뜨건 물에 타 먹으면 되는 거라고
달달한 맛이 끝내준다고
누군가는 또 그런다
밥값보다 더 비싸고 시커먼
쓰디쓴 커피를 굳이 거기 가서
사 마시는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다고
배보다 배꼽이 크다며 웃는다
맞는 말씀이다
백 번 맞는 생각이다
얼굴은 알아도 서로의 마음은 모르니까
이름은 알아도 서로의 아픔은 모르니까
눈빛이 다르듯 서로의 생각이 다르니까
별다방에는 추억이 있다
검푸른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저마다 간직한 고운 이름이 있고
저마다 사연을 안고 탱글탱글 빛나듯이
지상의 별다방에는
나만의 추억이 있다
지상의 별다방에 내가 앉아 있듯이
천상의 별다방에는 그녀가 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마주 앉았던 창가 자리
보송보송 들어오는 햇살을 안고
환하게 웃으며 그녀가 있다
이별을 나누듯 마주 앉은 별다방에서
이별의 잔을 들듯 서로의 잔을 들고
우리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지 못했다
그녀는 나른하니 아픈 눈을 사르르 내려감고
무심히 빛나는 햇살이 그날따라 너무 눈부셔
나는 차마 눈을 크게 뜨지 못했다
이별은 그렇게 마주하기 버거운 것이어서
창유리로 파고드는 금빛 햇살마저도
뾰족한 금화살처럼 아프게 가슴에 박히던
그날 그 시간 별다방 그 자리에서
그녀는 커피 대신 펌킨라테를 마셨다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
그녀가 앉아 있는 별다방은 어디쯤일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기 고운 초록으로 반짝이는 별다방에서
그녀가 반갑다고 손을 흔든다
이제 아무 때나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그녀가 환히 웃는다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은
천상의 사람인 그녀가
별들처럼 또랑또랑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