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 판타지 058 볼 빨간 영영이

집에 돌아온다는 것

by eunring

집으로 돌아간다는 건

참 좋은 거죠 그죠? 아빠~

더위에 볼이 발그레해진 영영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립니다


낯선 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시는

영롱 할머니도 아쉬운 만큼

마음이 편안하실 거예요

그죠 아빠?


우리 영영이가

많이 아쉬운가 보구나~

눈먼이가 영영이의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으며 묻습니다

그런데 왜 이리 늦었니?

목소리에 기운이 하나도 없이

이렇게 지치도록 어디서 무얼 했니?


공룡알 찾으러요~

영영이가 배시시 웃으며 답합니다

다예 동생 우빈이랑 우현이

개구쟁이들이 공룡알 찾으러 간다고

삐뚤빼뚤 글씨로 메모를 남기고

사라져서는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요


다예가 찾으러 간다는데

이웃집 삼둥이네 일이라고

의리대장 훤이랑 도윤이 도아

의 좋은 삼 남매도 따라나서고

외동이 지안이도 따라나서고

저도 함께 따라갔어요


공룡알이 궁금해서?

눈먼이의 물음에

영영이가 고개를 내젓습니다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서요

착하고 좋은 친구들이랑

재미나게 뛰어놀고 싶은데

내 오른쪽 팔이 너무 약해서

살짝 스쳐도 안 된다고

조심해야 한다면서

놀이에 잘 안 끼워주는데요
따라가는 것은 괜찮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아빠~

다예네 삼둥이랑

훤이네 삼 남매가 부러운데

저랑 지안이는 외동이 들이라

둘이서 남매 맺기로 하고 따라갔어요


그래서 찾았니?

개구쟁이 우빈이랑 우현이는 찾은 거야?

개구쟁이들은 공룡알을 찾았대?

연거푸 쏟아지는 눈먼이의 질문에

영영이가 손사래를 칩니다


아빠 아빠 아빠~

하나씩 천천히 물어봐주세요

무엇부터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온 동네랑 강가햇살공원을 뒤져서

우빈이랑 우현이는 찾았는데요

개구쟁이들이 공룡알은 못 찾았대요


그럼 우리 영영이는

찾은 게 있니?

눈먼이의 물음에

영영이가 곰곰 생각하다가

느린 목소리로 답합니다


집으로 간다는 말보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더 정겹다는 생각을 했어요

집에 돌아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까요

이렇게 기다려주는 아빠가 계시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영롱 할머니도 이런 마음이시겠죠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아쉬우면서도 편안하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기쁘게 보내드려야겠어요

아쉬움 떨치고 더 편안한 마음으로

가실 수 있게 웃으며 인사할래요


그래 그래~

눈먼이가 다정히

영영이를 안아줍니다

우리 영영이가 공용알보다

더 귀한 걸 찾았구나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간다는

다정한 기쁨을 알게 되었으니

아빠도 덩달아 기쁘구나


아빠 아빠~

눈먼이의 품에 얼굴을 파묻은 채

영영이가 중얼거립니다

울 엄마도 언젠가

아빠와 영영이가 기다리는

우리 집으로 돌아오시겠죠?

그죠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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