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이의 혼잣말
모든 건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만남도 시간이고
헤어짐도 시간이고
사랑도 역시 시간이야
눈부신 빛의 문을 들어서며
사랑이 시작되고
시드는 빛의 운을 나서면
사랑도 시들해지지
그 모든 건 또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만남과 헤어짐도 기회이고
사랑도 기회야
시간의 빛이 반짝이는
빛의 문을 들어서는 것도
한 번의 기회이고
빛의 문에서 나가는 것도
단 한 번의 기회라고 했어
빛의 문이 열리는
그 순간이 기회이고
확신으로 마주 서야 하며
남겨둘 미련 따위 한 톨 없이
끊어내야 한다고 했지
그 모든 건
어김없는 진실이기도 해
진실을 살며시
덮어버리기는 쉬우나
밝은 햇살 아래 훤히
드러내기는 쉽지 않으나~
이제는 진실을
햇살 아래 펼쳐 놓을 때가 온 거야
날카로운 진실의 푸른빛으로
마음이 아프게 찢기더라도
이 또한 기회이니 놓치지 말아야지
푸른별꽃님에게
눈맑은청년이라 불리던 내가
안타깝게 눈먼이가 된 것도
빛의 문이 내뿜는 에너지 때문이었어
뜨겁고 강한 에너지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 눈이 멀어버린 거야
빛의 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린 거지
빛의 문을 통과해
푸른별꽃님을 만난다는
확신은 물론 있었으나
한 줄기 미련을 남겨두었거든
바로 내 딸 영영이
사랑하는 내 딸 영영이를 두고
나는 차마 그 문을 통과할 수 없었어
사랑스러운 영영이가
엄마를 만나러 가기 위한
단 한 번의 기회도 언젠가 올 거야
빛의 문을 들어서야 하는데
그게 결코 쉽지 않아
빛의 문이 열리는 순간
그건 어쩌면 운명의 길을 거슬러
운명에게 맞서는 순간일지도 몰라
그리고 그건 선택의 문제이기도 해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을 테지만
그 순간 영영이가 망설이다가
주저앉지 않도록
내면의 힘을 키우려면
더 많이 강해져야 해
영롱 할머니와의 작별도
그래서 더욱 필요한 거지
슬픔과 아픔 속에서
영영이는 쑥쑥 자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