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6 소확행

소확행

by eunring

작고 가벼운 걸 좋아하다 보니

책도 작고 얇은 시집류만 남겨두고

가방도 가벼운 에코백이나

쪼끄만 미니백을 선호하고

그릇도 설거지하기 좋은

얇으면서도 잘 깨지지 않는

접시를 애용한다


어릴 적에는

두껍고 무거운 전집류를

한 권 한 권 읽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요즘 말로 하면

세계명작 도장깨기 비슷한~^^

지금은 많은 글자들이 부담스럽고

무거운 책은 손에 들기도 쉽지 않다


가방도 그렇다 명품가방은

내 몫이 아님을 일찌감치 깨우쳤고

게다가 크고 무거운 가방은

내 어깨가 반기지 않는다

가방끈이 길어야만

꼭 좋은 것도 아니어서

가볍게 바람에 팔랑대는

에코백이 좋다


음식을 담아놓으면

제법 폼나는 도자기 그릇도

나와는 무관하다

보기에는 좋아도 들기에 무겁고

씻을 때도 깨질까 겁이 난다

그 멋진 그릇에 담을 만한 음식을

제대로 만들 줄도 모르는 꽝손이니

얇으면서도 깨지지 않는 그릇이면

충분히 고맙다


그런데~

말하다 보니 이솝 여우의 신 포도 같다

키가 닿지 않아서 안타깝게도

포도를 따 먹지 못하고 돌아서며

분명 맛없고 신 포도일 거라고

멋지게 포기한 이솝의 여우


이솝의 여우도 소확행을 알았을까

그 시절에도 분명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었을 거고

여우는 영리하게 소확행을 찾아

시디신 포도나무 곁을

미련 없이 나갔을 것이다


여우는 손에 닿지 않는

신 포도 대신

손에 닿는 소확행을 누렸으리라

나도 이솝의 여우처럼

신 포도 대신 소확행을 누려야겠다


오늘은~

크고 무거운 수박 대신

작지만 확실히 달콤 시원한

수박맛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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