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가벼운 걸 좋아하다 보니
책도 작고 얇은 시집류만 남겨두고
가방도 가벼운 에코백이나
쪼끄만 미니백을 선호하고
그릇도 설거지하기 좋은
얇으면서도 잘 깨지지 않는
접시를 애용한다
어릴 적에는
두껍고 무거운 전집류를
한 권 한 권 읽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요즘 말로 하면
세계명작 도장깨기 비슷한~^^
지금은 많은 글자들이 부담스럽고
무거운 책은 손에 들기도 쉽지 않다
가방도 그렇다 명품가방은
내 몫이 아님을 일찌감치 깨우쳤고
게다가 크고 무거운 가방은
내 어깨가 반기지 않는다
가방끈이 길어야만
꼭 좋은 것도 아니어서
가볍게 바람에 팔랑대는
에코백이 좋다
음식을 담아놓으면
제법 폼나는 도자기 그릇도
나와는 무관하다
보기에는 좋아도 들기에 무겁고
씻을 때도 깨질까 겁이 난다
그 멋진 그릇에 담을 만한 음식을
제대로 만들 줄도 모르는 꽝손이니
얇으면서도 깨지지 않는 그릇이면
충분히 고맙다
그런데~
말하다 보니 이솝 여우의 신 포도 같다
키가 닿지 않아서 안타깝게도
포도를 따 먹지 못하고 돌아서며
분명 맛없고 신 포도일 거라고
멋지게 포기한 이솝의 여우
이솝의 여우도 소확행을 알았을까
그 시절에도 분명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었을 거고
여우는 영리하게 소확행을 찾아
시디신 포도나무 곁을
미련 없이 떠나갔을 것이다
여우는 손에 닿지 않는
신 포도 대신
손에 닿는 소확행을 누렸으리라
나도 이솝의 여우처럼
신 포도 대신 소확행을 누려야겠다
오늘은~
크고 무거운 수박 대신
작지만 확실히 달콤 시원한
수박맛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