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이의 꿈
엄마가 되는 꿈이
영영이가 엄마가 되어
엄마의 빨강 의자에 앉겠다는 것이
아빠를 조금 난처하게 만든다는 걸
영영이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좀 더 진지하게
꿈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물끄러미 하늘을 바라보는데
지안이가 영영이의 왼쪽 어깨를
살짝 스치며 물었어요
영영아 꽃밥 먹으러 갈래?
어머나 세상에~
꽃을 먹는대요
그냥 밥이 아니라
꽃밥을 먹는다니 신기방기
즉석밥이나 컵밥은 먹어봤어도
울긋불긋 꽃밥은 처음이라
세상에 그런 밥이?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지안이가 또 물었어요
금빛 반짝 눈부신 금요일이니
우리 집에 놀러 갈래?
너도 외동이 나도 외동이라
심심하고 외로울 테니
울 할머니가 친하게 지내라고
우정의 꽃밥을 만들어 주신대
지안이 너도 외동이
나도 외동이 맞아
근데 내게도 할머니가 계셔
우리 영롱 할머니는
내게 피아노를 쳐 주셔
어머나 뜬금없이
영롱 할머니 자랑을 해버렸어요
가질수록 겸손해야 하는 거라는
아빠 말씀이 떠올라
영영이는 민망한 마음에
얼른 고개를 끄덕입니다
초대 고마워
우정의 꽃밥 궁금해
영영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지안이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지안이네 집 창가에는
한련화 화분이 있고
보기에도 예쁜 꽃 한련화는
먹을 수도 있는 꽃이래요
후추맛 비슷한 맛이 나고 고와서
샐러드에도 보기 좋게 넣어 먹고
비빔밥 위에 몇 송이 얹으면
알록달록 사랑스러운 꽃밥이 된대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차곡차곡 쌓아가는 우정처럼
다채롭고 향기롭고 사이도 좋고
맛도 좋은 꽃밥이래요
빛깔 다르고 맛도 저마다 다른
온갖 나물 위에 예쁜 꽃송이까지
나풀나풀 어우러진 꽃밥이라니
생각만 해도 사랑스러워요
함께 지안이네 집으로 가며
영영이가 묻습니다
너희 할머니 꿈은 셰프였을까
지안이 네 꿈도 궁금한데
또 어떻게 변했는지
알려줄 수 있니?
음~
지안이가 씩 웃으며
중얼거리듯이 말합니다
친구가 된 기념으로
현재진행형 미완성 꿈이지만
친한 사이가 될 거니까 알려줄게
내 꿈은 수시로 변해
한때는 별을 관찰하는 과학자였다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좋았고
지금은 살아있는 동식물이나 곤충
물고기 등에 관심이 많거든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해갈지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럼 다음에~
영영이가 덧붙입니다
우정의 꽃밥 답례로
우리 정원에 초대할게
아빠가 만들어주신
귀여운 곤충호텔이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