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06 능소화 꽃나들이
꽃나들이 함께 하실래요?
아직은
실버카 운전이 서툰 엄마와
능소화 꽃나들이를 합니다
팔이 아프시다며
실버카를 살그머니 놓아버리고
가만 서 계시다가도
꽃이 보이면 다시 힘이 나시는 엄마랑
능소화 꽃나들이를 합니다
곱게 피어난 능소화 앞에서
사진을 찍어드린다 하니
엄마가 모자를 다시 쓰시고
옷매무시를 매만지십니다
그러고 보니
엄마의 조끼 색깔이
능소화 주홍빛을 닮았습니다
나들이 복장은
일단 눈에 띄는 게 좋습니다
꽃이랑 깔맞춤 하셨네 울 엄마
내 말에 엄마가 웃으십니다
자 사진 찍습니다~
엄마가 손을 내밀어
능소화의 손을 잡으십니다
능소화와 사이좋게 손 잡고
능소화 꽃나들이
베스트 컷을 건집니다
꽃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꽃을 보는 것인지
꽃이 나를 보는 것인지
곱게 피어난 꽃 앞에서
걸음을 멈추며 또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꽃 앞에서 걸음을 멈춘 것인지
꽃이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인지
내가 꽃나들이를 하는 건지
꽃이 나를 친구 삼아 나들이에 나서는 건지
뭐 어떻습니까
꽃이 나를 위로하면 어떻고
내가 꽃을 위로하면 또 어떤가요
이런들 저런들 뭐 어떻습니까
꽃을 보며 나를 보는
아름다운 꽃나들이
그것으로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