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05 키오스크

클릭 n 터치 문화

by eunring

패스트푸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김밥은 가끔 먹습니다

동네에 아무쌤김밥집이 생겼을 때

키오스크라고 부르는 무인 주문기가

처음에는 신기하고 낯설었습니다


메뉴를 고르고 결제까지

자유롭게 주문하고 계산합니다

매장에서 먹고 갈 것인지

포장할 것인지도 터치로 가능합니다


신기한 기계 앞에서 더듬거리며

첫 주문 결제를 마쳤을 때

그 뿌듯함이란~^^


아무쌤김밥집은 친절하게도

내게 키오스크 사용법을 가르쳐주고는

어느 날 사라졌습니다

유행과 변화가 참 빠릅니다

거북이처럼 느린 나 같은 사람은

그 모든 것들을 따라가기 버겁습니다


그나마 키오스크 사용법을 익힌 덕분에

조카들이랑 패스트푸드점에 가서도

헤매지 않고 느긋하게 주문합니다

안다는 것은 어느 경우에나

문화적인 여유와 안정감을 줍니다


생필품도 거의 온라인으로 주문하지만

어쩌다 가끔은 마트에 가는데

자율 계산대를 이용하면

번거롭지 않고 편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언텍트 문화에 길들여지고 있습니다

말을 주고받다가 생길 수 있는

오해나 감정 소모 같은

대면 스트레스가 없으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피로를 줄일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긴 합니다


클릭하고 터치하면

대부분 해결되는 세상입니다

더구나 코로나 19로 인하여

일상생활의 대부분이 랜선으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생필품은 물론이고 책이며 음식이며

공연까지도 랜선으로 이루어지고

방구석 1 열 집관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편지 대신 문자

통화 대신 깨톡

만남 대신 안부 문자

아이컨텍 대신 언텍트

일상과 문화의 변화가 역대급입니다


불편한 소통 대신

편안한 단절을 택하다 보니

하루 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세상이 코앞인데요

이러다 말하는 법을 잊어버리지는 않겠죠?

혼밥 혼술 혼놀이에 길들여져

함께 노는 재미를 잊어버리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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