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89 사랑으로 구김을 펴다
아들의 셔츠 패션
아들이 어릴 적에
이모 결혼식 가느라 처음으로
꼬맹이 정장을 입었습니다
첫 정장이라고 백화점에 가서
나비넥타이에 멜빵에 셔츠까지
폼생폼사 사서 입히고는
이리 보고 저리 보며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들을 둔 엄마라면 누구나
비슷한 기억이 있을 텐데요
꼬맹이 셔츠를 주름 없이 다림질하는데
손이 날아갈 듯 가벼웠었죠
그 무렵
옆자리 친구가
웃으며 한 말이 생각나
피식 혼자 웃습니다
셔츠를 다림질할 때
그렇게 사랑스럽고 기분이 좋다는 건데요
그 셔츠가 작고 앙증맞은
아들의 것일 때 그렇다는 거였어요
아빠의 커다란 와이셔츠가 아니고
아들의 쪼꼬미 와이셔츠일 때라고 덧붙이며
하하 웃던 친구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꼬맹이 셔츠뿐이겠어요
이제는 다 큰 아들의 셔츠를
구김 없이 다림질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서랍에 얌전히 넣어둔
그 시절 나비넥타이와 멜빵을 꺼내
추억을 소환하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구겨짐 하나 없이 반반한 인생길
그런 길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길 구비구비
구김이 조금이라도 덜하기를 바라며
사랑으로 다림질을 해 봅니다
깔끔쟁이 아들의 셔츠를 다림질하는
종명이 엄마도 그럴 텐데요
주부 100단이시니
종명이 아빠님 분홍 셔츠도
사랑스럽게 다림질해서 조르르
걸어두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퇴직을 한 친구는
하하 웃으며 이런 말을 하네요
출근을 안 하니
평소 미루던 다림질을
구김 하나 없이 자르르하게 한다고요
그것도 아들 녀석들 셔츠를 다리면서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고요
이왕이면 빤쮸도 구김 하나 없이
반지르르 다려줄까 하다가
그건 참았다는 말에
푸하하 함께 웃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