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57 엄마는 엄마일 뿐
엄마의 사랑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시다는 엄마랑
동네 산책을 할 때
엄마는 중간중간 쉬셔야 한다
버스 정류장 나무의자가
엄마와 나의 지정석이다
버스를 탈 것도 아니면서
나무의자에 앉아 쉰다
허리 시술을 하신 후에는
실버카를 밀며 걷기 운동을 할 때
더 자주 앉아서 쉬셔야 한다
실버카에는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어서 다행인데
너도 앉아라
엄마는 나에게 앉으라신다
실버카 의자에 나더러 앉으라신다
엄마는 엄마일 뿐
환자가 아니시다
허리 시술 후
묵직한 보호대를 갑옷처럼 두르시고도
마음은 언제나 변함없이 엄마이시다
운동 삼아 실버카를 밀고
동네 한 바퀴 돌다가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서 잠시 쉬려고
실버카 의자에 앉으시라 했더니
나더러 앉으라신다
잠깐이니 서 있어도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앉으라신다
그래서 엄마는 화단 턱에 걸터앉으시고
나는 엄마의 실버카 의자에 앉았다
재밌는 풍경이다
엄마의 실버카 의자에 내가 앉고
엄마는 길가 화단 턱에 앉으시니
엉뚱하고도 재미난 풍경이 되었다
엄마는 엄마일 뿐
환자가 아니시다
그 사실이 참 쓸쓸하고 애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