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58 아들을 위한 레시피
아들 사랑
요리의 기본은 칼질이랍니다
손목이 부실해서 흑기사를 쓰거나
기구를 써 버릇하니 지금도 칼질이
초보 수준이라는 그녀가
요즘은 주부 10단에 어울리게
자꾸 칼질 연습을 한다는군요
커다란 왕토마토를 썰고
자색 양파 대신 하얀 양파
쪽파 대신 대파지만
그래도 뽀인트 들기름도 쪼로록 넣어서
아들이 좋아하는 토마토 샐러드를
뽀대 나게 완성했다고 자랑입니다
인증샷 찍으려고 스마트폰 가지러 간 사이
아드리가 푹 퍼서 벌써 먹어버렸다고
퍼서 먹은 자리가 휑하다며
푸하하 웃습니다
근데
맛있대요 맛있어요~^^
아들이 맛있다고 했답니다
샐러드 레시피가 궁금하더라도
부디 참으시기를~^^
토마토 샐러드는 곁들이 가니쉬일 뿐
메인은 꽃등심이니까요
고기를 좋아하는 그녀의 아들에겐
레시피가 굳이 따로 필요 없는
최고의 레시피 꽃등심 한쪽 서비스에
토마토 샐러드가 덤으로 묻어갔으니
레시피 따위 필요 없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죠
아침에 느긋하게 맛난 거 먹고 기분 좋아진
그녀의 아드리가 오후엔 화덕피자를 쏜답니다
참 단순한 녀석이라
낯선 사람도 맛난 거 준다면
따라가서 살 거라고 덧붙이는
그녀에게서 고소한 들기름 향내가 납니다
저녁에 아들이랑 함께 먹는 화덕피자는
아마도 향기로운 사랑의 꽃피자일 거예요
꽃피자 한 판 나누고 돌아와
아들이랑 나란히 누워
얼굴에 알로에 팩 한 장씩 붙이고 놀다 보면
더는 부러울 것도
더는 필요할 것도 없다는
그녀의 행복이 잔잔히 전해집니다
깔끔쟁이 아들이
하는 일도 행복하게 잘해 가고 있어서
감사하다는 그녀 곁에서
저도 함께 웃어봅니다
그럼요~
이대로 좋으니
더 무얼 바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