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63 건강한 맛
건강채소 한 소쿠리
우리 집 음식은
무엇이든 밍밍합니다
솔까말~^^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맛이 없고요
긍정적으로 바꾸어 말하면
그야말로 건강한 맛입니다
단짠단짠과도 거리가 멀고
감칠맛도 부족하고
매콤하지도 않습니다
어쩌다 외부 음식을 먹게 되면
무엇이든 다 맛이 있어지는
신기한 마법이 이루어집니다
아들은 돌려서 이렇게 말합니다
음식은 간이 중요한데
우리 집 음식은
다른 사람들이 먹기에 너무 싱겁다고요
다른 사람들이 맛없는 우리 집 음식을
굳이 먹을 이유가 없는데요
참 별 걱정을 다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음식 솜씨 없는 것에 대한
시시한 변명입니다
건강에 좋으면서 보기에도 좋고
거기다 맛까지 좋은 음식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요
어쨌든 건강을 위해
까무잡잡한 잡곡밥에
밍밍한 반찬을 먹고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습니다
빵순이에 면순이임에도 불구하고
밀가루 음식은 적게 먹으며
맛있고 굵고 짧게 사는 것보다
맛은 덜하지만 가늘고 길게 살 예정입니다
건강밥상에 대한 변명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있는 내가 딱했던지
수목원 근처에 사는 친구가
싱싱한 건강 채소 사진을 보내줍니다
푸성귀들이 순박하고 정겨워
혼자 보기 아까워서 소개합니다
친구의 갬성 돋는 말씀도
덤으로 얹어 드립니다
'매년 이 맘 때면 집 앞 길목에
텃밭 채소를 내다 파시는 아주머니가 계세요
소량의 제철 채소들은 농약 없이 자라
볼품없이 작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지만 참됩니다
종류가 무엇이든 가격도
한 소쿠리에 천 원~이천 원이라
좀 더 받으라 하면
손을 내 저으며 거절하시니 난감하지만
덕분에 식탁이 건강하고 풍성하지요
주 3일 보따리를 펼치시는
아주머니를 만나는 퇴근길이 설레고
자매처럼 서로 반가워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