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20 행복한 기억으로 산다

그녀의 행복 철학

by eunring

그녀는 행복을

기억 속에 저장합니다

다람쥐가 겨울 양식을

땅속에 숨기고 돌 틈 사이에 저장하듯이

그녀도 반짝이는 행복의 조각들을

기억의 돌 틈 사이에 저장합니다


다람쥐가 어딘가에 숨겼다가

미처 찾아내지 못한 도토리들이

봄에 싹을 틔우고

그 싹이 무럭무럭 자라

초록 이파리 무성한 참나무가 되듯이


그녀의 기억 속

행복의 조각들도 그렇습니다

다람쥐가 찾지 못해서

또는 일부러 찾지 않고 남겨둔

몇 알의 도토리가

나중에 푸르른 참나무로 자라듯이


그녀의 기억 속에서

미처 되살아나지 못하고 남은

행복의 조각들이

그녀의 마음에서 싹을 틔우고

푸르른 희망의 나무로

무성하게 자랍니다


전 은총의 산티아고 길에서

느꼈던 행복한 순간의 발걸음들이

기억 저편에서 문득 깨어나

깊은숨을 내쉴 때마다

그녀는 다정한 위로를 받는답니다


그때 다녀오지 않았더라면

영영 못 갔을지도 모를 은총의 길을

하느님께서는 왜 하필 그때 보내셨을까?

곰곰 생각한다죠


은총의 산티아고 길을 다녀온

밀려드는 무수한 고통을 견뎌내고

고난에 휘감기면서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깊고 따스한 은총의 기억들 덕분이라고

그녀는 회상합니다


멋진 고독의 길을 걸으며

혼자 보기 아까워 떠올리던 얼굴들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랑하는 사람들

하나하나 끌어안고 걷던 기억이

그녀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어 준답니다


지금은 산티아고 길이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채

무성한 풀만이 자라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며


좋은 세월이었다면

한번 더 꿈꿨을 그 길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날들의

기억 속에 머물러 있다고 해요


다람쥐가 겨울을 위해

미리 숨겨둔 도토리처럼

그녀의 기억 속에도

행복의 도토리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으니 힘겹고 지칠 때마다

하나씩 꺼내보며

씩씩하게 일어설 거고요


그녀가 미처 찾아내지 못한

행복 한두 조각은 혼자 싹을 틔우고

희망의 나무로 무성하게 자라나

힘들고 외롭고 아플 때마다

그녀의 든든하고 포근한

그늘이 되어줄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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