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50 공항의 이별
커피 덕분에 난감하네~
비도 내려 마음 촉촉한데
뜬금없이 공항의 이별이라니
너무 분위기 잡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작은 이별에 관한 웃픈 이야기다
조카 에스텔과 교토 별다방에서
커피 마신 이후의 이야기인데
이미 말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해외여행은 가뭄에 콩 나듯 띄엄띄엄
그것도 제대로 멀리는 가지도 못해서
경험 부족으로 서툴고 버벅대기 일쑤다
부실해서 평소에도 짐은 최소한으로
무게 역시 초경량을 선호해서
여행 짐도 필수품만 챙기고
일본 여행의 경우에는
가벼운 배낭가방 하나만 꾸린다
교토 여행 때도
배낭가방 하나 둘러메고 다녔는데
에스텔이 준 텀블러와
먹다 남아 무심히 가방에 넣어둔
생크림 케이크 한 조각이 문제였다
에스텔은 도쿄로 돌아가고
나는 서울로 돌아오는 작별의 타임
짧은 만남 후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시간이 빠듯해서 서두르다 그만
가방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검색대에서 내 배낭가방이 걸렸다
가방의 내용물이 워낙 단출해서
자신 있게 가방을 열었는데
에스텔이 준 텀블러 속에 남은
약간의 커피와 생크림 케이크 덕분에
그야말로 대략 난감~!!
커피는 버리고 생크림 케이크는
친절한 그분들이 보는 앞에서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한 입씩 나눠먹고 무사통과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웃프다
항상 그렇다
좋아하는 것에 발목이 잡히게 된다
좋아하는 만큼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처음 일본 여행 때
커피 마시는 곳을 물었다가
복사하는 곳을 알려줘서 난감하네~!!
난감했던 생각도 나서 푸하하 웃어본다
커피 아닌 코히였는데
말은 제대로 못 해도
조금씩 알아들을 만하니
여행이 쉽지 않게 되어 버렸다
인생이란 정말 알 수가 없다
좋아하는 커피 덕분에 대략 난감해지고
보이지도 않는 비이러스 때문에
소란한 시간 속에 머무르게 되다니
한 걸음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갯속이라
더 흥미진진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며
비 오는 창밖을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