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35 너와 나의 커피

소통이라는 이름의 커피

by eunring

집 커피 이 주일째

더운 한여름 다 지나고 선선한 가을 아침

뜬금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봅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내어 주던

청개구리 바리스타까지도

문득 그리운 아침입니다


얼굴을 아는 바리스타들은

아메리카노라고 말해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내어 주며

예쁜 미소까지 덤으로 얹어 주었는데요

아르바이트를 막 시작한 청개구리 바리스타는

여름에는 아이스라는 공식에 충실했던 것이고

마스크 안에서 하는 말에 덜 집중했던 거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스크가

사소한 불통을 가져오기도 해서

바리스타의 기분 좋은 미소 대신

비대면 오더의 편리함으로 바꾸기는 했지만

집 커피 이 주일째 아이스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햇살 가득한 카페 창가가 문득 그립습니다


커피는 나만의 커피가 아니라

너와 나 우리의 커피거든요

커피는 소통이고 교류니까요

카페에 앉아 혼자 마셔도

누군가와 함께라는 분위기가 좋았고

창밖을 내다보며 세상과도 교감할 수 있었죠


17세기 무렵 카페 문화는

역사적인 교류의 장이었답니다

누구나 커피 한 잔과 함께

지적인 대화를 나누며

거침없이 토론하고 소통하는 공간이었다죠


영국의 커피하우스에서는

보험이 시작되고

주식거래도 이루어졌다니

일종의 사무실 역할도 했나 봅니다


커피와 카페의 역사도 알고 보면 재미납니다

비슷한 직종끼리 모여 앉아 얼굴 마주하는

커피하우스가 따로 있어서

로이즈 커피하우스에서 손해보험이 시작되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런던의

브리티시 커피하우스에서 씌어졌다고 해요


집 커피 이 주일째

생뚱맞은 아이스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카페의 역사까지 되새기며 나는 다만

내가 좋아하는 카페의 창가 자리에

지금 막 쏟아져 들어올 가을 햇살이 그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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