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79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사랑하기
집에서 내려다보는 도심 야경도 예쁘다고
다정 언니가 보내주신 사진 속 불빛들이
저마다 사연을 안고 반짝입니다
집집마다 불빛의 빛깔이 조금씩 다르듯이
끌어안고 있는 인생과 삶에 대한
사랑의 깊이도 제각기 다르겠죠
문 열어보면 집집마다 사연 있고
아픔 있고 걱정과 갈등도 있을 거고요
반짝이는 불빛 같은 기쁨도 물론 있을 거예요
하하호호 즐겁고 행복한 웃음소리도
어느 집 창문에선가 쏟아져 나올 것 같아요
캐나다에서 돌아와
자가격리 중이신 다정 언니는
요즘 집콕하며 여유롭고 단순하게
최소한의 미니멀 라이프를 누리신답니다
나무늘보처럼 느리고 편안하게
나만을 사랑하는 시간 속에서
문득 창밖을 내다보셨겠죠
도심 야경을 마음에 담고 사진으로 찍어
자가격리 소감도 덤으로 보내셨습니다
'집콕하다 보니 하루 3끼 시간이
참 빨리 돌아오네요
그래도 잠깐만 발품 팔면 맛있는 음식을
데려올 수 있으니 정말 편합니다
한 끼 사 먹고 오면 간편할 남편이
내 몫까지 챙겨 오느라 좀 번거롭겠지만
격리라는 호사를 누리는 김에
앉아서 맘 편히 받아먹습니다
다만 엄청 나오는 일회용 포장재가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외국에 살다 몇 달 전 먼저 귀국해
격리생활을 겪은 친구가
평생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온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된다고
합법적으로 인정해준 기회니
편하게 누려야 한다고 해서 수긍을 했죠'
다정 언니 말씀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도 되는 2주일
몸과 마음을 개운하게 비우고
일상생활의 단순함 속에서
꼭 필요하고 소중한 알맹이와 만나는
적막과 절제와 집중의 시간이 아닐까요
살다가 한 번쯤은 분주함을 내려놓는
격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최소한의 에너지로 간소하게 지내며
인생의 한복판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소중한 알맹이를 찾아내기도 하면서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사랑하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