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07 10월의 크리스마스
일상이 선물입니다
초록과 빨강을 보면
크리스마스 느낌 뿜뿜이라
문 앞에 선물이 놓여 있는 것처럼
마음이 설렙니다
크리스마스가 반드시 꼭
12월이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언제라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지면
연둣빛 봄날의 크리스마스도
한여름의 열정 크리스마스도
가을날의 꽃무릇 크리스마스도
얼마든지 가능하니까요
초록 소나무 숲 아래 잔잔히 깔린
빨강 꽃무릇이 시들어간다고
친구님이 소식을 전해줍니다
붉은 카펫 같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레이스 식탁보 같기도 한
꽃무릇은 붉은 상사화라고도 하고
석산과 돌마늘이라는 이름도 있고
절집 마당에 피어나 절꽃이라 부르기도 하죠
빨강 립스틱을 짙게 바른 꽃무릇은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서로를 생각하고 그리워한다고 하여
'이룰 수 없는 사랑 '이라는
애틋한 꽃말을 가졌습니다
꽃무릇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무릇도 있어요
꽃무릇은 수선화과인데
무릇은 백합과의 여러 해살이랍니다
물구 물구지라고도 부르는
연보랏빛 무릇은 꽃무릇과 달리
꽃과 잎이 만나고 열매도 맺는 꽃이죠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이 떨어진 후에야 비로소
짙은 녹색의 잎이 나오는 꽃무릇은
붉은 립스틱 짙게 바르고
시들어가는 모습도 고혹적입니다
여행이 자유로웠더라면
꽃무릇의 아름다운 피날레를 보러 떠났을
눈부신 가을날은 창밖에서
부질없이 깊어만 가지만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초록과 빨강이 어우러진
꽃무릇 사진 한 장으로
10월의 크리스마스를 누리며
집콕 생활의 아쉬움을 달랩니다
일상이 선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