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10 엄마의 달콤 커피

엄마의 커피 취향

by eunring

한때 울 엄마는

노랑 커피를 좋아하셨다

피곤하고 나른할 때

종이컵에 탁~ 뜨거운 물 또르르

따뜻한 노랑 커피 한 잔이면

온몸이 개운해진다고 하셨다


엄마가 한의원에 물리치료 가실 때

가만가만 따라가 보면

진료 순서를 기다리시는 동안

종이컵에 노랑 커피 한 잔이

진료의 애피타이저였다

뜨겁다며 천천히 식혀가며

달달하게 드시던 노랑 커피 한 잔


조카들이랑 카페에 놀러 가면

엄마는 라떼아트가 고운

카페라떼를 즐겨 드셨다

고소하다며 천천히 식혀가면서

꼬숩게 드시던 카페라떼 한 잔


요즘 들어 엄마의 커피 취향이

다시 달콤해지셨다

바닐라라떼나 캐러멜 마키아또를

천천히 식혀가며 맛있다고 드신다

향긋하니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하신다


한때는 씁쓸한 아메리카노도

커피는 쓴 맛으로 먹는 거라며

시크한 표정으로 드셨는데

뭐든 딸들과 함께 하시려는

엄마의 커피 허세였을지도 모른다


수국의 빛깔이 변하듯

천천히 변해온 엄마의 커피 취향은

변심이 아니라 진화라는 생각이 든다

씁쓸함에서 달콤함으로

엄마의 커피 취향이 바뀌었듯

엄마의 나날들도 달콤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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