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69 놀라운 은총
노래 'Amazing Grace'
한참 오래전
수술이라는 걸 하게 되었을 때
겁쟁이에 극세사 감성을 장착한
소심한 유리 멘털이던 나는
수술실에 옮겨지기도 전에
슬며시 나를 놓아버렸다
지금 생각하니 멘붕이었던 같다
단추 대신 끈이 달린
헐렁한 수술 환자복을 걸치고
머리를 가린 연하늘색 모자를 쓰고
이동침대에 옮겨지던 순간
세상 모두가 한순간에
일 시 정 지
소리도 없이 훌쩍 건너뛴 몇 시간 후
누군가 아스라이 내 이름을 부르고
내가 대답 비슷한 소리를 내며
다시 현실로 돌아왔던 순간이
어슴푸레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첫 번째 수술의 기억은
멈춤과 건너뜀의 터널을 지나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내 몸을 내 맘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
누워서 바라본 병실 천정이
뿌옇게 다가오는 것으로 마무리
그리고 며칠 후
'Amazing Grace' 노래를 들었다
그때가 부활절 무렵이기도 해서
마음이 절로 뭉클해졌다
'Amazing Grace'는
종교와 상관없이 세상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위로가 되는 노래이다
내게도 물론 위로가 되었다
작곡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스코틀랜드나 아일랜드 민요에서 왔다고 하며
노래의 가사는 영국 성공회 사제인 존 뉴턴이
흑인 노예무역을 하던 시절의 잘못을
깊이 참회하며 썼다고 한다
'놀라운 주님의 은총
너무나 달콤한 주님의 음성'
지금도 여전히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Amazing Grace'를
가끔 꺼내서 듣곤 한다
두 번째 수술의 기억은
아직도 분명하고 선명해서
빛이 좀 바래기를 기다려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