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70 추억 나들이
추억을 씹으며 그리움을 마시다
추석의 강냉이를 먹으며
역시 추억은 씹을수록
고소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기도 아닌데
굳이 씹어야 하느냐고요?
요즘은 무대도 씹어먹는다고 하잖아요
가수가 아니니 무대를 찢거나
씹을 일은 없지만
산들산들 가을날은
추억을 씹기에 좋은 계절이고
고소하고 바삭한 추억의 강냉이는
추억과 함께 씹기에
딱 좋은 아이템이니까요
강냉이는 옥수수 열매를 말합니다
달콤 짭조름하게 쪄서 먹거나
떡이나 묵 밥 술로 만들어 먹고
옥수수를 튀긴 것을 강냉이라고 하죠
고소한 강냉이 한 봉지 들고
추억 나들이 어때요?
라떼는~
옥수수 튀밥이라고 했어요
쌀을 튀기면 쌀 튀밥
옥수수를 튀기면
옥수수 튀밥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릴 적에 엄마 따라 시장에 가면
뻥튀기 수레가 있었거든요
옥수수알 볶는 냄새가 고소하고
뻥이요~ 소리가 나면
지나는 사람들 모두 얼른 귀를 막아야 했어요
옥수수 알맹이가 뻥 터지는 소리가
아주 크고 요란했으니까요
엄마가 강냉이 한 자루 튀겨다 주시면
동생들이랑 한 봉다리씩 나눠 먹으며
바삭바삭 소리 내가며 까르르 깔깔
신나게 놀던 생각이 납니다
바삭하고 고소해서 자꾸만 손이 가는
추억의 강냉이 한 봉지를
엄마랑 사이좋게 나눠 먹으며
추억의 맛에 흠뻑 젖어듭니다
엄마는 달콤한 바나나우유
나는 따뜻한 커피와 함께
추억의 강냉이를 씹으며
고소함에 빠져듭니다
강냉이와 커피 조합도
은근 괜찮습니다
세상에는 사소하지만 괜찮은 것들이
제법 있어서 다행입니다
추억의 강냉이와 함께 하는 커피는
저절로 추억의 커피가 되는군요
추억을 씹으며 그리움을 마십니다
강냉이는 고소하고
커피는 씁쓸하고
가을은 쌀쌀하고
추억은 달콤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