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69 반반 인생 레시피
밥 반 라면 반
문득 라면이 먹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마음 딱 반으로 접어
밥 반 라면 반으로 먹습니다
거친 잡곡밥 반 공기에
버섯과 애호박 콩나물 한 줌 얹은
라면 반 그릇에 뜨듯하고 행복합니다
인생 뭐 있나요
한 걸음 내딛기도 버겁다면
반 걸음만 앞서가고
한 걸음 물러서기 아까우면
반 걸음만 물러서면 되는 거죠
이도 저도 어려우면
살짝 비켜나 보는 것도 괜찮고
그도 저도 힘들다면
고개를 살짝 숙여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거죠
최선을 다하자고 맘먹어 봐도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니
저 혼자 부지런히 앞서가는 마음
절반만 끌어당겨 내 곁에 두는
반반 인생 레시피가 필요한 거죠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만큼
내 것이니 내 곁에 두고
내 몫이니 귀히 여기며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욕심부리지 않고 여유롭게
인생길 걷다 보면 쉼터도 나오고
흐렸다가도 맑아지는 하늘 아래
소리 반 공기 반
바람의 노래도 들려오고
사랑 반 눈물 반
깨달음도 오는 것이
인생이라는 이름의 세월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