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20 당연한 일상이 그립다
소중한 일상 평범한 인생
철없을 때는 반복이 싫었습니다
똑같은 것을 되풀이하는 게 별로였어요
차근차근 순서대로인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죠
평범한 반복보다는 들쑥날쑥
다채로운 변화가 좋았거든요
어리고 철없는 생각이었습니다
평범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한 걸음 한 걸음의 의미가
얼마나 크고 깊은 것인지
어릴 땐 철이 없어 몰랐어요
어제 같은 오늘이 있어
오늘과 그리 다르지 않은 내일이 오고
그날이 그날 같은 어제와 오늘의 힘으로
조금 더 나은 내일이 온다는 것을
어려서 미처 몰랐습니다
노자라는 이름의 철학자님은
오래오래 전에 이미 알고 계셨나 봅니다
지극히 착한 것은 물과 같으니
물처럼 살라 하십니다
다투지 말고 스스로 낮추어
모든 것을 이롭게 하며
살아가라 하십니다
중국 춘추시대 말기의 사상가인
노자 선생은 태어날 때
이미 백발이었다는 설도 있고
하룻밤 사이에 백발이 되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어요
그렇게 평범하지 않은 노자 선생이
진리는 평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도는 담백하여
아무런 맛이 없다는군요
담백하다는 것은 밍밍한 거죠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
아무 맛이 없이 싱겁다
음식이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자연에 그대로 맡겨두면
저절로 바르게 되고
만족할 줄 알면 부족함이 없으니
걱정과 욕심을 훌훌 털어 버리고
물처럼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
인생의 길이라는 것이죠
물처럼 유유히 흐르다가
막히면 천천히 에둘러 돌아가고
어디에도 갇히거나 얽매이지 않으며
물처럼 흘러 흘러 살아가다 보면
일상의 평온이라는 잔잔한 바다에
닿게 된다는 말씀인데요
말처럼 쉽지 않고
생각처럼 흘러가기도 어려울 때는
떨구고 버리고 비울 줄 아는 계절
하얀 구름마저도 고요히 비워낸
가을 하늘 무심히 내다보며
잠시 쉬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