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21 은행잎 나부낄 때

은행나무 나들이

by eunring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면

바람의 비늘들이 황금빛으로 흩날리고

은행잎이 바람결 따라 날아오르면

바람의 옷자락도 금빛으로 나풀댑니다


노란 은행잎 하나 손바닥 위에 얹고

가만 들여다보면 소곤소곤

아주 오래전 옛 이야기들이

들려올 것 같아요


세상 모든 나무들 중에

은행나무는 나이가 아주 많아서

2억 7천만 년 전의 화석으로도

발견이 되는 나무랍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나이가 많은 은행나무는

용문사 은행나무라고 합니다

나이가 자그마치

1100년에서 1500년 사이래요


신라 진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세운 용문사에

중국을 왕래하던 스님이

은행나무를 심었다고 하는데요


신라 마지막 경순왕의 아들인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슬픔을 안고

금강산으로 들어가다가 심었다는

서글픈 이야기도 전해지고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툭 꽂았더니

자랐다는 신기한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천연기념물 제30호인 은행나무는

키가 42미터 가슴둘레가 14미터이고

조선 세종 때 정 3품 '당상 직첩' 벼슬까지

하사 받은 신령한 나무랍니다


깊어가는 가을볕에

은행잎은 금빛으로 무르익어

바람의 물결 타고 금빛으로 일렁이다가

후두득 열매들이 땅 위에 떨어질 때

아프지 않게 포근 방석 깔아주려고

금빛으로 나풀나풀 떨어진 은행잎들이

황금빛으로 쌓이고 또 쌓이겠죠


은행나무의 열매는 무겁기 때문에

스스로 널리 퍼지지 못하고

냄새가 향기롭기는커녕 고약해서

동물들이 물어 나르지도 못하기 때문에

사람 손으로 심어야 하는 나무라죠


적어도 삼십 년은 자라야

은행 열매를 맺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심어 손자가 열매를 거두는

공손수(公孫樹)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우리나라 최고 어르신 나무

용문사 은행나무 뵈러 가시거든

마음도 건강한 금빛으로 곱게 물들이고

호두알 대신 은행알 박힌

호두과자도 맛나게 드시고 오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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