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52 가을은 보석처럼 빛난다
가을 풍경 사진
고구마 사진을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납니다
아스라한 기억 속 어딘가에
고구마 캐던 장면도 있습니다
고구마 줄기를 뽑아내면
주렁주렁 크고 작은 고구마들이 따라 나오며
흙 묻은 소란한 이야기를 쏟아내곤 했었죠
고구마를 제대로 캐지 못한다며
그늘로 쫓겨나 멋쩍게 구경만 하던 장면이
어설픈 기억 속에서 갑툭튀~^^
고구마 사진을 보고 눈물이 핑 돈다는
친구님 이야기가 뒤를 이어 따라옵니다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그림에서처럼
늦가을 이삭을 줍던 동네 할머니 모습과 함께
고구마밭이 떠오른다는~
친구님네 고구마밭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친구님의 아버지는 대농이셨답니다
가을이면 고구마를 캐고 난 빈 밭에서
파고 또 파 보면 하나씩 나오는 고구마로
끼니를 이어가는 가난한 할머니가
이웃에 계셨고요
어느 해 가을 고구마밭 한 줄을
친구님의 아버지가
그대로 남겨두셨다는군요
고구마 줄기는 다 베어 버리고
고구마는 캐지 않은 한 줄을
그대로 두셨답니다
아버지의 깊은 뜻을
친구님은 나중에 알았다죠
그냥 캐다가 주면 되는데
왜 그냥 남겨 두는지
어린 친구님은 고개를 갸웃했답니다
가난한 그 할머니도
아버지도 이제 옛날 사람이라고
모두 별나라에서 반짝이는
추억의 별들이 되셨다는
친구님의 이야기에
덩달아 코 끝이 찡해집니다
가을은~
추억의 계절 맞습니다 맞고요
내 마음의 밭에 숨어 있는 보물 하나씩
고구마 캐듯 조심조심 꺼내보면 좋을
따뜻한 계절이기도 합니다
기억이 추억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보물 하나가 필요하고
그 보물의 이름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