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84 가을은 외롭다
가을 심리
가을은 외롭다
외롭다는 말이
수시로 터져 나온다
그런데 눈물은 안 난다
가을이라는 거미줄에는
외로움도 걸려 있지만
친구들도 많아서
덜 외롭기 때문이다
한 방울 비죽 내민
투명한 눈물방울이
금빛 햇살에 걸려
금방 말라 버리는 까닭이다
행여 눈물이 날까
따사로운 햇살도 함께 걸리는
가을날 외로움의 거미줄에는
지나가던 무심한 바람도
차마 그대로 지나지 못하고
제 발로 멈춰 서성인다
노랑 단풍잎 하나
먼길 여행 떠나다가
외로움에 걸려 주저앉고
가을 숲을 날아오르던
푸른 나비 한 마리 날갯짓 멈춘 채
숨 죽이며 외로움을 참아내고 있다
가을의 손바닥 위에서
외로움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다가
걸려 넘어지고 주저앉고 엎어진
꽃잎과 나뭇잎과 작은 벌레들까지
숨을 멈추고 멍 때리는 순간
바삭이며 숲길을 걸어가는
세월이 묻는다
멈추면 덜 외롭냐고
그러면서 세월은 제 갈길을 간다
멈추면 외로움도 멈추는 거냐고 물으며
무심한 세월은 제 갈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