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18 영화는 꿈의 발명품

영화 '휴고'

by eunring

재미와 감동에 덤으로 판타지까지

따스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영화 '휴고'는

시계탑 소년 휴고의 에메랄드빛 눈동자처럼

맑고 푸르고 매혹적이다


'휴고'는 영화를 위한 영화이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이며

영화 언어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프랑스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를 향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헌정 영화라고 한다


기차역 시계탑에 살고 있는 소년 휴고는

아버지가 박물관에서 사고로 죽은

시계탑을 수리하는 삼촌과 살게 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알코올 중독자인 삼촌도

사라지고 혼자 남는다


아빠가 왜 죽었는지 자신이 왜 혼자인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가는 소년은

아버지의 유품인 자동인형을 고치려고

조르주 할아버지의 장난감 가게에서

부품을 훔치다가 이사벨과 친해진다


영화 도서관에서 이사벨과 함께

아버지의 흔적을 찾던 휴고는

꿈의 발명품인 초창기 영화에 대한 책을 통해

서커스를 시작할 때 관심 끌기용으로

시작된 영화에 대해 알게 되고

영화가 꿈을 사로잡는 힘을 가졌다고

말한 사람이 바로 소녀 이사벨의 대부

조르주 멜리에스임을 알게 된다


열정이 전부인 제작자 조르주 멜리아스가

유리 궁전의 빛을 모으기 위해 만든

유리의 성은 꿈이 실현되는 곳이었으나

위대한 영화감독이었던 그는

고장 난 자동인형처럼 정체된 삶을 살고 있다


모든 건 역할이 있다고 소년은 말한다

우리도 쓰임을 잃으면 고장 난 기계 같은 거라는

총명한 소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고장 난 기계는 고쳐야 하고 사람도 그러하며

조르주 할아버지도 그렇다고

온 세상이 하나의 큰 기계라는 상상을 하는

소년 휴고는 이 세상이 하나의 기계라면

자신에게도 필요한 역할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아버지를 잃었지만

아버지의 흔적을 쫓아가며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소년 휴고의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하다


소년처럼 고치는 걸 좋아하던 조르주 할아버지는

처음엔 마술로 시작했으나 전용극장도 마련하고

극장 작업실에서 자동인형을 만들기도 하면서

활동사진이라는 새로운 마술에 빠지게 되지만

전쟁으로 사람들의 취향이 바뀌어

영화를 찾지 않게 되자

매혹의 성도 무너지고 절망에 빠져

작은 인형가게 주인으로 숨어 지낸다


행복한 결말은

영화에만 존재할 뿐이라는

조르주 할아버지에게

자동인형을 되돌려주기 위해

소년은 시계탑으로 가지만

역무원 구스타프에게 발각되어 갇힌다


부모 없이 사는 법을 배우라는

역무원 구스타프에게 쫓기며

에펠탑이 바라보이는 시계탑으로 올라가

시곗바늘에 매달리는 소년의 절박함 위로

하얀 눈발이 흩날리는 장면이

아슬아슬 눈에 선하다


조르주 할아버지가 찾아와

자신의 아이라며 소년을 구하는데

자동인형은 망가졌지만

이미 완벽하게 작동했다는

조르주 할아버지의 다정한 미소가

따사롭게 소년의 마음을 안아준다


조르주 멜리아스의 작품 80여 편이

복원되어 상영하는 자리에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조르주 할아버지가

관객들에게 꿈을 꾸자고 말을 건넨다


'신사숙녀 여러분 한 용감한 소년이

아무도 고칠 수 없다고 했던 망가진 기계를

가장 친절한 마술로 되살려 놓았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역할을 드려 호명하겠습니다

마법사 인어 여행자 모험가 마술사 여러분

저와 함께 꿈을 꿉시다'


누구에게나 역할이 있고

각자의 역할에 어울리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그 이름을 안고 저마다 꿈을 꾼다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속으로

다시 들어가 보고 싶다


꿈의 발명품 영화 속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맞게 될까?

어떤 이름으로 불려질까?

그리고

어떤 꿈을 꾸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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