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34 보라고 보라

자매들의 뷰티살롱 24

by eunring

그라시아가 엄마의 스카프를

보라색으로 매어 드립니다

예쁘다고 했더니 엄마가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고 보라'

그래서 또 웃어봅니다


보라고 보라~ 말 됩니다

결혼식 때 신랑 어머니가 보란 듯이

보라색 한복을 입는다는

얘기가 생각납니다

한참 오래전 이야기죠

요즘은 취향대로 입는 것 같아요


열정의 빨강과

고독의 파랑이 어우러진

'보라고 보라' 스카프를 매고

바람에 보랏빛 스카프 날리며

보란 듯이 밖으로 나왔는데요


마침 까치 한 마리가 나무 끝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넵니다

핑크공주 할머니가

오늘은 보라공주 할머니가 되셨다고

아는 척하는 것 같아요


방가방가 까치의 인사에

엄마는 까치설날 노래로

화답하십니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 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그렇군요

엄마에게는 보랏빛 스카프가

보랏빛 댕기와 같은 의미인 거죠

설날은 아직 멀었는데요


길게 땋아 내린 머리 끄트머리에

고운 댕기 드린 사랑스러운 소녀시절을

먼 기억 속에서 소환하신

엄마가 행복해 보이시니

덩달아 행복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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