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37 겨울 채비를 하며
자매들의 뷰티살롱 25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겨울옷들을 챙겨봅니다
두툼한 옷들을 꺼내 가을볕도 쏘이고
찬 바람 막아줄 모자와 스카프도 준비합니다
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에
엄마의 겉옷도 더 두툼해지고
바람막이 모자도 달라졌습니다
얇은 모자들을 집어넣으니
모자 개수가 줄었다고
엄마가 금방 알아보십니다
엄마에게는 엄마의 색깔이 따로 있어서
화사하고 고운 분홍과 보라 외에는
다 칙칙하고 어둡다고 하십니다
마스크도 검정 마스크는 질색을 하시죠
엄마에게 잘 보이려고
일부러 연한 빛깔의 옷을 입고
연한 빛깔의 모자를 쓰고
하얀 마스크를 써도
엄마 눈에는 늘 부족해 보이시나 봐요
자꾸만 당신 모자를 하나 쓰라고 하시는
엄마 곁에서 그라시아가 배시시 웃고 있어요
엄마가 애정하시는
아파트 화단의 소녀 백일홍 나무도
짚으로 만든 겨울옷을 입었습니다
어리고 여린 단풍잎들이 부스스
금방이라도 바람에 날려 떨어질 것처럼
측은하고 애처롭습니다
나무들도 겨울 채비를 합니다
잎이 물들어 떨어지는 것은
추운 겨울을 위해 잎사귀로 보내는
수분과 양분을 줄이기 때문이고
어린 나무가 몸통에
짚으로 허리띠를 감싸는 것도
겨울나기를 위한 것이랍니다
해충을 방제하기 위한 잠복소래요
겨울이 오면 추위를 피하려고
해충들이 짚 속으로 모여들어
겨우내 따뜻한 잠을 잔다는군요
해충들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짚이나 새끼 등으로 나무 기둥 중간에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 모이게 두었다가
봄이 오면 짚과 함께 태워버린다는 거죠
애기 나무도 겨울옷을 입었다고 하니
엄마가 웃으십니다
내년 봄이 오면 새순이 나고
여름에는 분홍 꽃들도 피어나겠죠
분홍분홍 꽃을 보며 웃으실
엄마 얼굴을 생각하니
겨울이 오기도 전에
어서 봄부터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