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894 사랑으로 산다는 것
영화 '부활'
자기 자신과 전쟁의 신 마르스를 믿는
로마 호민관의 눈으로 바라보는
예수님의 부활은 하나의 사건입니다
밧줄로 단단히 묶어둔 돌문이 열리고
시신이 감쪽같이 사라졌으니 말입니다
차분하고 아름다운 영화 '부활'은
클라비우스 호민관(조셉 파인즈)이
예수의 시신을 찾아내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음으로 질문하고 눈과 귀로 보고 듣고
발품 팔아 예수의 흔적을 밟아가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사랑과 믿음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부활의 여정입니다
보좌관 루시우스(톰 펠턴)와 함께
사라진 예수의 3일간의 행적을 찾으며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를 클라비우스 호민관이
식당에서 회상하듯이 시작합니다
그는 호민관의 반지를 끼고 있죠
그의 등 뒤로 보이는 조그만 창문에는
길게 두 가닥의 나뭇가지가
나란히 끼워져 있어요
손가락에 끼워진 호민관 반지를 보고
호민관이냐고 묻는 주인에게
대답 대신 꺼내는 이야기는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빌라도 총독의 호민관인 그의 임무는
도시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었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처형에 앞장서며
그 죽음을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았던
호민관 클라비우스와 부관 루시우스가
메시아의 부활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사라진 예수의 행방을 찾으며 만나는 것은
어김없는 부활의 증거들입니다
그는 야심이 큰 사람이었죠
권력과 부와 명예를 구하고
고통에서의 해방과 자유를 꿈꾸며
죽음이 없는 일상의 평화를 목표로 삼던 그가
사라진 예수의 행적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열두 제자를 만나고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을
로마로부터 구할 메시아라고
당신 손에 죽었더라도
당신을 형제로 받아줄 거라는 대답에
그분이 왕이냐고 클라비우스가 물어요
가시관을 왕관이라며 내보이는 증언 앞에서
그는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예수님은 살아있다고 외치며
길에서 그분의 말씀을 들었다는 미리엄은
그분이 자신을 귀하게 여겨 주었고
'너희는 이미 뿌려진 씨앗'이라고
그분이 말했다고 하지만
그는 믿지 못합니다
자신이 믿는 전쟁의 신 마르스에게
낮은 목소리로 기도하고는
막달라 마리아를 찾아 나선
호민관 클라비우스에게
'그분은 여기 계시니 마음을 열고 보라
난 이미 자유롭다'라는 마리아를
'돌팔매형에 처할까요' 묻는 말에
정상이 아니니 그냥 내보내라고 하죠
예수의 시신을 가져오라는
빌라도 총독의 독촉을 받으며
예수의 제자 바르톨로메를 만나 묻자
헛소문이고 가짓말 같지만 진짜라고
부활의 의미는 믿는 모두에게 영생을 주고
무기는 오직 사랑뿐이라며
왜 두려워하냐고 오히려 물어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고
그분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사라진 예수의 행적을 쫓으며
가는 길목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메시아라는 대답과 증거를 만나고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서로 모순되는 두 사건을 목격했다며
한 남자가 죽었고 그 후 다시 살아났으니
그를 다시 만나 진실을 찾고자 한다는
편지를 남기고 예수의 제자들을 따라
갈릴리로 가는 호민관 클라비우스
갈릴리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지쳐 잠이 든 그들 앞에 예수님이 나타나
오른편으로 그물을 던져 보라고 하자
배가 휘청거릴 만큼 물고기가 잡히죠
그날 밤 바닷가에서 클라비우스는
예수님과 대화를 나눕니다
무엇이 두려운가 예수님이 물으시죠
'이 모든 게 진실인지
제 모든 걸 걸어도 되는지'
그렇다면 그분을 알기 위해 힘쓰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죽던 날 저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는
호민관 클라비우스에게
'무엇을 찾느냐 확신 평화 죽음이 없는 일상?'
예수님은 덧붙여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사랑은 가슴을 변화시킨다는 말이
비로소 그의 마음을 열고 들어섭니다
중요한 건 영생이 아니라
칼로 사느냐 사랑으로 사느냐의 문제이고
시련은 어디에나 있으니 믿음을 가지라는
말을 받아들이는 그의 표정이
분명 전과 다릅니다
'예루살렘은 환난이 기다리지만
성령도 함께 한다'며
사람 낚는 어부 베드로가 물어요
'자네도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겠나?'
대답 대신 웃는 호민관에게
'우린 늘 함께야 언제까지나'
작별의 인사를 건네고 배를 타고 떠나는
베드로와 사도들을 배웅하는
호민관 클라비우스의 얼굴이
잔잔히 평화롭습니다
회상을 끝내고 다시 식당입니다
호민관 반지를 빼내 식사비로 건네는
호민관 클라비우스에게 주인이 물어요
예수의 부활 그 일을 정말 믿느냐고 묻자
'하나는 확실하지
난 예전과 같을 수 없네'
예전과 같을 순 없다는
우문현답을 남기는 클라비우스는
이미 사랑이라는 최강의 무기를
마음 안에 가진 사람 같아요
영화가 시작할 때
길게 두 가닥으로 걸쳐져 있던
창문의 나뭇가지가 십자가로 바뀌었어요
십자가인 듯 네모난 창문 밖으로
걸어가는 클라비우스의 뒷모습으로
영화는 차분히 끝이 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그가
호민관의 반지 대신
사랑이라는 무기와 함께
광야로 나서는 모습이
고독하고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