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895 겸손한 사랑
가곡 '봄이 오면'
어느 해 봄
참 많이 아팠을 때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봄이 오면' 노래가 들려왔어요
낮고 부드럽고 굵직한 목소리의
남성 합창단의 노래였습니다
그때 그 기억이 문득 떠올라
마음이 애잔합니다
아픈 몸과 마음에도 봄이 오면
진달래도 피고 내 마음도 피어나려니
생각하는데 꽃망울 대신 슬픈 마음이
방울방울 맺히던 기억이 있습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주'
참 소박하고 아름다운 노래가
담백하게 마음에 젖어들어요
김동환 님의 시에
김동진 님이 곡을 붙이셨는데
어머나~ 1931년 곡이라니
구십 나이의 연로한 가곡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건너 마을 젊은 처자의 수줍은 마음 닮은
노래 '봄이 오면'을 들으며
문득 창밖을 내다보니
아직 우리 곁에 오지 않은 진달래 대신
창가 화분에서 청보라 히야신스가
별꽃 무리처럼 올망졸망 피어났어요
양파 같은 뿌리에서 이렇게 예쁘고
진한 향기마저 사랑스러운 꽃이 피어난 것이
고맙고 신기해서 가만가만 들여다보며
눈 맞추고 인사를 건넵니다
히야신스라는
소녀소녀한 꽃 이름도 곱고
'겸손한 사랑'이라는
꽃말도 아름답습니다
'겸손한 사랑'이라는 히야신스 꽃말처럼
오늘 하루도 겸손하게 살아봐야죠
건넛마을 젊은 처자도 아니고
한 송이 꽃은 아니라도
이왕이면 곱고 사랑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