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16 우울한 세레나데

차이코프스키 우울한 세레나데 Op.26

by eunring

우울한 날들입니다

저녁 하늘에 떠오르는

흐린 달님을 봅니다

창백한 달빛이 쓸쓸합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우울한 세레나데'가

맞춤옷처럼 어울리는 저녁 분위기죠

세레나데는 저녁의 음악이니까요

편안하게 듣기 좋은 음악입니다


우울의 늪에 가라앉기 쉬운 분위기를

'우울한 세레나데'를 들으며 바꿔보기로 합니다

새로운 사랑으로 지나간 사랑을 위로하고

독으로 독을 치유하듯이

우울에 우울로 맞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듯해요


'우울한 세레나데'는

작은 관현악 반주 위로 흐르는

짤막한 바이올린 소품인데요

듣다 보면 우울 속 희망을 찾는

반짝임이 있습니다


우울에도 기품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주 파랑이 아니라 보랏빛이 스민

청보랏빛 색감이 느껴지는

우아하고 매력적인 곡이거든요


감미롭고 멜랑꼴리하게 시작되어

슬픔과 근심과 우울함 속에도

깨알처럼 톡톡 박힌 활기찬 기쁨이 있다고

어깨를 다독이며 속삭이는 것만 같아서

귀 기울여 기쁨을 찾아내는

여유가 생긴답니다


아예 오지 않는 희망이 아니라

문밖을 서성이는 희망을

차분히 기다리면 된다고

말을 건네는 것 같아요


조금 늦어지는 희망을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라며

달래고 다독이며 어루만지는

부드럽고 상냥한 선율에

잠시 마음을 기대 봅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우울한 세레나데'를 작곡할 무렵

동생 모데스트에게

'나를 잠식하는 우울증은 지독하다

어젯밤 나는 혼자 열 번이나 울었다'

그렇게 편지를 썼답니다


열 번이나 울었다는 차이코프스키의

창백한 우울이 아름답게 승화되는

'우울한 세레나데'가 우울을 달래주는

감미로운 손길이 되어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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